9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선체가 40도가량 들어 올려지는 장면을 유가족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바닥면에 맞붙어 수색할 수 없었던 세월호 선체 좌현이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9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해상크레인으로 선체 각도를 40도까지 미리 들어 올리는 예행연습을 시작했다.

옆으로 누운 세월호를 바로 세우기 위해 와이어(쇠줄)로 뒤에서 끌어당기는 방식을 적용했다.

선조위는 예행연습을 통해 각 선체 부위에 필요한 힘이 정확하게 실릴 수 있도록 와이어 위치와 간격을 정확하게 조정하고 안전성을 점검했다.

선체직립 계약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선체 바닥과 왼쪽에 설치한 'L'자 모양 철제 빔 66개와 1만t급 해상크레인을 와이어로 연결했다.

와이어는 세월호 앞쪽과 해상크레인이 있는 뒤쪽에 각각 64개씩 설치됐으며 하중을 분산하는 장치인 블록 로더 8개를 와이어에 부착했다.

세월호 선체 각도를 1도가량 들어 올리려면 4300여t 하중이 각 와이어의 적절한 위치에 가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무게중심이 뒤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앞쪽 블록 로더 4개에만 힘을 실으며 이후에는 뒤쪽 4개에도 힘을 실어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작업은 오전 6시 31분부터 시작됐으나 5층 브릿지(선교) 오른쪽 등 와이어와 선체가 맞닿는 부위들이 4차례에 걸쳐 발견돼 용접, 절단 작업을 했다.

와이어 간섭 현상을 모두 점검한 뒤 오전 10시부터 다시 선체를 들어 올릴 준비에 들어갔다.

10시 17분 앞쪽 블록 로더에 하중을 실어 세월호를 들어 올릴 와이어들을 팽팽하게 만든 뒤 중간점검을 했다.

10시 45분 처음으로 세월호 좌현이 0.7도가량 들리며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1시에는 10도가량 들리며 육안으로 선명하게 녹슨 좌현을 볼 수 있었고 11시 30분에 40도가량 들렸다.

예행연습은 40도를 들어 올린 선체를 다시 내려놓으며 마무리됐다.

세월호 선체와 연결된 와이어의 무게를 합하면 약 1만430t에 달하는데, 이날 선체를 들어 올리면서 내부에 있던 물이 빠져 무게에 다소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선체직립 작업은 오는 10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된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날 35도, 40도, 50도, 55도, 90도 등 6단계에 걸쳐 세월호를 들어 올릴 예정이다.

크레인에 오래 선체를 매달아 둘수록 위험해지므로 4시간 안에 진행될 예정이다.

선체 직립에 성공하면 그동안 미수습자 수색 작업 시 진입하지 못 했던 기관구역과 4층 선수 좌현 구역에 대한 수색 및 사고 원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창준 선조위원장은 "선체직립 시기가 애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3주가량 당겨졌다"며 "직립 작업이 완료되면 와이어 해체, 내부 지장물 제거 등을 한 뒤 조사관을 투입하고 미수습자 수색 작업도 3주 후에는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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