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 절벽 4km… ‘신이 빚어놓은 절경’

▲ 남북정상회담 연회장에 걸린 ‘두무진에서 장산곶’ 그림.
▲ 남북정상회담 연회장에 걸린 ‘두무진에서 장산곶’ 그림.

남북정상회담서 ‘평화의 메신저’ … 사자바위 병풍 등 탄성 절로

용맹한 장군들이 머리 맞대고 회의하는 모양, 점박이물범도 서식

‘백령도 두무진(頭武津)’이 판문점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봤다. 연회장 3층에 ‘두무진에서 장산곶’ 그림이 걸렸다. ‘두무진’은 비록 그림이지만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화 선언과 다정한 모습을 지켜봤다.

◆신이 빚어놓은 절경

백령도 두무진은 ‘신이 빚어놓은 절경’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치가 일품이다. 해안을 따라 기암절벽이 약 4km 길이에 걸쳐 위풍당당하게 병풍처럼 서있는 바위들을 보면 여행자들은 신비함에 압도되면서 마치 사열을 받는 느낌을 받는다.

이곳의 지질은 약 12억 년 전 원생대에 형성된 매우 단단한 규암이 주된 성분이다. 사이사이에 규암보다는 약한 지질의 이질암, 실트암 등이 있어 풍화 작용에 차별 침식되면서 바위에 여러 무늬를 새겨 놓았다. 규암이 풍화 작용에 의해 붉은 색을 띠게 되어 기암 절벽의 무늬와 함께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람선 위에서 두무진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유람선을 타고 백령도 남쪽 해안을 따라 돌면 명승 8호인 두무진의 바위들을 만나게 된다. 바위들은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다. 선대암, 형제바위, 사자바위, 고릴라 바위, 말바위, 우럭바위, 코끼리바위, 병풍바위, 부처님바위, 물개바위, 낙타바위, 송곳바위, 잠수함바위와 물이 빠지면 먹을 수 있는 식수가 나오는 찬물 나드리까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해안암벽에는 해국(海菊)이, 해안에는 땅채송화, 갯방풍, 벌노랑이 같은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큰 바위 틈에서는 범부채를 볼 수 있다.

절벽에서 서식하는 까만 가마우지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가 가끔 나들이를 나오기도 한다.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이 반겨

백령도 두무진 일대를 비롯한 섬 근처에는 천연기념물 331호인 점박이물범이 서식하고 있다. 백령도는 국내 제1의 점박이 물범 서식지다. 점박이물범은 지난해 백령도에 400마리 넘게 찾아온 것으로 조사돼 멸종의 위기를 벗어나는 듯 하다. 2017년 한 해 동안 백령도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을 식별한 결과 총 410마리가 확인돼 지난해 246마리가 확인됐던 것보다 많이 증가했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마스코트로 형상화된 점박이 물범은 인천의 상징이다. 점박이물범은 지난 연말 인천시의 새로운 캐릭터로 지정돼 한층 더 인천시민 곁으로 다가왔다. 인천시는 점박이물범에 대해 다양한 보호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중앙정부의 관심은 미흡한 편이다.

점박이물범은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이동하는 해양 포유동물로, 부드러운 회색 털로 덮인 몸에 검은색 점무늬가 있어 이 무늬를 기준으로 개별 개체를 식별한다.

최근 번식지의 유빙 감소, 해양오염, 먹이 생물 감소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정부는 2007년부터 점박이물범을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지난해 점박이 물범을 보호하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지정하는 해양보호구역을 기대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해양수산부는 2013년 백령도 인근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보호구역 지정 추진을 중단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존의 중첩된 규제 탓에 지역주민들의 활동에 제약이 커 해양보호구역 지정에 반대하는 것 같다"며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하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점박이 물범은 1930년대 8000마리에 달했지만 1980년대 2300마리, 2000년대 1000마리 이하로 줄었다. 백령도 개체는 2002년 340마리에서 2011년 246마리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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