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일대 관광객 증가 "대표 관광지로"

육군 9사단 교하중대 교하 소초 장병들이 1일 파주시 민간인 통제구역 내 설치된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하루 400∼500잔 판매되던 커피가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는 하루 700∼800잔 판매되고 있습니다."

임진각 내 커피전문점 '카페안녕'을 운영 중인 경기관광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임진각 주변 1천800여 대 규모의 관광객 주차장도 평소 주말 빈자리가 적지 않았으나 회담 직후에는 만차였다고 덧붙였다.

경기관광공사가 주한 미군 주둔지 '캠프 그리브스'에서 운영 중인 청소년 캠프에도 최근 이용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캠프 그리브스에서는 1박2일 일정으로 DMZ 체험을 할 수 있고, 역사·문화·생태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실 등도 운영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판문점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많이 알려지면서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남북 정상 간 합의 사항이 추진되면서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판문점에서 열린다면 이 일대 국내외 관광객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임진각을 중심으로 한 접경지 관광 인프라 구축 및 관광객 유치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그동안 도가 추진해 온 경기·강원 접경지 대상 통일경제특구 지정 등을 위한 실무추진단도 구성하기로 했다.

◇ 파주 등 최전방 "더 이상 확성기 필요없어" 철거

군 당국이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1일 최전방 지역의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에 착수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운용하는 국군심리전단은 확성기 제작업체의 안내를 토대로 순차적으로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부전선인 경기도 파주시 한 최전방 부대의 고정식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해체작업에는 심리전단 요원과 제작업체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확성기 제작업체 관계자들이 방음벽 앞에 설치된 가로 240㎝, 세로 152㎝ 크기의 확성기에 다가가 케이블 커넥터를 분리하고 드라이버로 너트를 푸는 등 빠른 손놀림으로 스피커 확장판과 스피커 혼, 철제 받침틀 등을 차례로 분리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래 살벌하게 유지돼온 남북대결의 현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북 확성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데 1시간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날 철거된 확성기는 스피커 32개로 구성되며 전파거리는 10∼20㎞(가청거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기로 한 이날 북한도 최전방지역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늘 우리 군이 확성기를 철거하는 상황인데 오전부터 북측을 주시한 결과, 오늘부터 북한군도 전방 확성기를 철거하는 동향이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은 지난달 23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했지만, 확성기 방송시설을 먼저 철거하기 시작한 쪽은 북측이다.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기로 한 것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따른 것이다.

◇ '여의도 4배' 옛 미군부대 땅 '금값'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접경지역 부동산에 훈풍이 불면서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경기북부 반환 미군 공여지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2007년 반환이 이뤄졌으나 현재까지 개발이 안 된 미군기지는 동두천 짐볼스훈련장(1194만7000㎡), 의정부 캠프 시어즈(9만㎡), 하남 캠프 콜번(30만6000㎡), 파주 캠프 자이언드(17만1000㎡)·스탠톤(27만1000㎡)·에드워드(25만2000㎡)·게리오웬(28만5000㎡) 등 모두 7개다.

이들 기지는 모두 환경오염 정화를 마쳐 당장 개발이 가능한 곳으로, 면적이 13.3㎢에 달한다.

연내 폐쇄돼 반환 예정인 미군기지도 동두천 캠프 호비(1405만4000㎡)와 모빌(20만9000㎡), 의정부 캠프 스탠리(245만8000㎡)·레드클라우드(83만6000㎡)·잭슨(164만2000㎡) 등 5개 기지 19.2㎢에 이른다.

2020년 이후 반환 예정인 동두천 캠프 케이시(1414만5000㎡)를 제외하고도 개발 가능한 반환 미군기지만 12개 32.5㎢로, 여의도 면적(8.4㎢)의 4배에 육박한다.

반환 미군 기지 개발사업은 장기간 경기 침체를 겪은 데다 남북관계 악화로 민간사업자를 찾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마련됨에 따라 개발에 순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주는 캠프 하우즈(61만1000㎡) 공원 조성과 주변 47만5000㎡ 도시개발 사업 외에 진척되는 사업이 없었다.

이마저도 아직 행정절차를 완료하지 못해 착공이 늦어진 상황이다.

파주시는 캠프 에드워드와 캠프 자이언트 도시개발사업에 공기업과 대기업이 관심을 보여 이번 호재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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