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연고 10개월 ‘상생’

권순찬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 스타즈 프로배구단이 지난해 7월 18일 의정부시와 연고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KB 배구단은 의정부시를 연고지로 하고 연고지 명칭을 구단 명칭과 함께 표기했다. 진정한 생활체육의 메카로 자리를 잡으려고 했던 의정부에게는 천금과 같은 기회였고, 안병용 시장은 날카롭게 기회를 손에 쥐었다. 아깝게 봄 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는 했지만, 최후의 최후까지 명경기를 펼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KB손해보험 스타즈. 프로팀 유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거머쥐면서 스포츠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의정부. 위대한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 KB손해보험, 의정부로 오다

지난해 4월 30일자로 KB손해보험 스타즈와 구미시의 연고지 협약이 만료됐다.

같은해 의정부시는 6월 29일~7월 3일까지 실무자 면담과 유치 검토, 유치 면담을 통해 KB 손해보험 연고지 유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된다.

생활체육의 메카를 꿈꾸는 의정부시로서는 프로팀 유치는 주된 희망사항이었다. 이에 7월 5일 의정부시는 연고지 유치 참가를 신청했다.

같은달 18일 드디어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겸 배구단 구단주는 의정부시청 상황실에서 정식으로 연고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KB 배구단은 의정부시를 연고지로 하고 배구선수 육성과 시민의 스포츠 참여 기회를 확충하는 등 지역 스포츠 발전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의정부시 또한 KB 배구단이 명문 구단으로 활약하고 연고 정착이 될 수 있도록 경기시설, 홍보 등 편의를 제공키로 했다. 특히나 한국배구연맹이 주최하는 프로배구 홈 경기 때 의정부 체육관 사용을 확보하기로 했다.

의정부체육관 관중석은 4620석으로 최대 5800명까지 수용할 수 있기에 KB 배구단의 경기당 평 관중 수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에 체육관이 1996년 완공돼 낡고 경기 전광판이 없는 점을 고려해 KB 배구단과 협의해 시설을 보수하기로 했다.

◇ ‘서로에게 윈윈’

의정부시는 KB 배구단 유치로 약 100억원 가량의 직?간접적 수익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특히나 미디어 노출을 통한 의정부시 브랜드가치 상승과, 실내체육관 일대상권 활성화 같은 부수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의정부시 인근 대학교와의 협약을 통해 스포츠 홍보, 마케팅 관련 전문가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인턴 실무기회를 제공하며, 경기 당 100명의 현장인원 채용으로 청년층 일자리 창출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득은 의정부시만 얻는 것이 아니다. KB배구단은 V리그가 출범한 2005년부터 경북 구미시로 경기를 펼쳐오면서 장거리 이동 때문에 경기력 저하를 초래했다는 평을 들었다. 연고지는 경북 구미시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단 숙소와 훈련장이 수원에 있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곧바로 체력 저하, 컨디션 난조 같은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B배구단은 의정부시로 연고지를 옮겨오면서, 좋은 컨디션 유지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켜 다시금 영광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 둥지에서 날아올라

지난해 10월 15일 KB손해보험은 의정부체육관에서 시즌 첫 경기이자 홈 개막전을 펼쳤다. 상대는 명가 재건을 노리는 삼성화재였으나 새 둥지에서 펄펄 날아오른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이길 수는 없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외국인 선수 알렉산드리 페헤이라가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해 양팀 통틀어 최다인 35점을 쓸어담으며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이강원도 날개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며 18점을 냈고, 세터 황택의는 서브로만 4점을 올리며 개막전을 관람하러 온 의정부시민들을 열광케 했다.

이외에도 이날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피겨여왕’ 김연아가 배구 코트를 찾은 것이다. KB손해보험은 의정부시로 둥지를 옮기며 의정부 배구팬들을 위탁 특별한 선물로 자사광고 모델이기도 한 김연아를 시구자로 선정해 흥을 북돋았다.

이 밖에도 걸그룹 ‘마마무’는 홈 개막전에서 축하공연으로 잔치 분위기를 더 했으며, 경기장 바깥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돼 경기를 기다리는 배구팬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했다.

신바람나는 시즌 첫 경기의 승리를 거두고 KB손해보험은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권순찬 감독은 선수들에게 독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때로는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하기도 하면서 팀 컬러 바꾸기에 힘을 쏟았다. 이런 독기는 KB 손해보험이 지더라도 풀 세트에 가서 지도록 하게 하고, 이길 때는 화끈하게 이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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