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희망원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한 펄벅.

펄벅은 한국을 칭찬했다. "한국은 고상한 국민이 살고 있는 보석 같은 나라다. 이 나라는 주변의 중국·러시아·일본에는 알려져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나 서구 사람들에겐 알려지지 않은 나라다"라고 했다.

"조선인들은 대단히 긍지가 높은 민족이어서 어떤 경우에도 사사로운 복수나 자행할 사람들이 아니었다"라거나 "갈대 하나가 꺾였다 할지라도 그 자리에는 다시 수백 개의 갈대가 무성해질 것 아닙니까? 살아 있는 갈대들이 말입니다"라는 대목에서처럼 소설 곳곳에 한국인을 향한 경의와 애정이 묻어난다. '살아 있는 갈대'는 1963년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뉴욕타임스'가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펄벅은 한국을 소재로 한 소설을 두 편 더 발표했다.

펄벅의 한국 사랑은 소설 쓰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1964년 700만 달러를 희사해 미국에서 펄벅재단을 만들고 이듬해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태국, 베트남에 차례로 지부를 설립해 혼혈 고아들을 보살폈다. 고아들의 입양을 주선하고 자신도 7명을 양자로 받아들였다. 1960년부터 69년까지 8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그때마다 몇 달씩 머물며 아이들을 씻기고 입히고 먹였다. 펄벅은 이들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가여운 아이들"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앞으로 500년 뒤면 모든 인류가 혼혈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대를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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