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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이야기] 부천, 펄벅의 인류 사랑을 이어받다미국재단과 협약맺고 펄벅여사 관련 사업 공동 개최
  • 이두 기자
  • 승인 2018.04.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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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펄벅기념관 전경. 2006년 들어섰다.

부천시가 부천과 인연이 깊은 펄벅(1892∼1973) 여사의 문학과 인류 사랑 정신을 계승하려는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펄벅재단과 펄벅여사의 문화 유산을 계승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부천문화재단은 부천펄벅기념관을 중심으로 한 문학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방향은 크게 3가지로 ▲국제교류 추진 ▲연구기능 강화 ▲시민참여 확대 등이다. 부천은 펄벅여사의 문학 정신을 이어받아 문학 도시로도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천 희망원 출신들 삶 추적

부천시는 미국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고 펄벅여사의 박애 정신과 문화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최근 미국 펄벅인터내셔널 재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3월 2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퍼커시에서 열린 '펄벅 문화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에는 송유면 부천 부시장과 자넷 민처 펄벅인터내셔널 총재가 참석했다. 두 기관은 펄벅 여사와 관련한 공동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기로 했으며, 부천시는 펄벅인터내셔널의 한국 문화·역사 전시회 개최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펄벅인터내셔널은 부천시가 추진 중인 펄벅 유물 확보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펄벅 국제문학상의 상명(賞名) 사용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송 부시장은 "부천시가 펄벅이라는 문화자산을 갖게 된 것은 커다란 행운"이라며 "펄벅과 관련한 사업으로 유네스코 창의 문학 도시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펄벅 여사는 1960년대 초 우리나라를 찾아 1963년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 '살아있는 갈대'를 집필했다.

부천에 있는 펄벅기념관은 상반기 중 미국 펄벅인터내셔널, 중국 쩐지앙(鎭江)시 펄벅기념관과 국제교류를 통해 유물현황과 연구자료 등을 공유하고 부천 속 펄벅과 문학사업을 국제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미국은 펄벅 작가의 출생지, 중국은 유년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 보낸 곳이다. 하반기엔 부천펄벅기념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국제학술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국내 펄벅 연구 활성화와 연구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학술 세미나와 강연도 준비하고 있다. 또 소사희망원 출신 1030명에 대한 첫 추적조사를 통해 펄벅의 국내 업적을 발굴하고 다음 해에도 관련 조사와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부천에서 혼혈아 돌봐

펄벅은 1967년 부천시 심곡본동에 소사희망원을 설립해 고아·혼혈아동을 위한 복지사업을 펼쳤다. 소사희망원은 기업인인 유일한(1895∼1972)이 기부한 유한양행 소사공장 터(성주산 아래) 3만3058㎡(약 3만 평)에 들어섰다. 훗날 펄벅은 "수백 명의 아메라시안 아이들이 참석한 개원식 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술회했다. 1975년 문을 닫을 때까지 소사희망원에는 2000여 명의 혼혈아가 거쳐 갔다.

미국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자란 펄 벅은 1931년 소설 '대지'를 선보이고 1933년 '아들들'과 '분열된 일가'를 잇따라 펴내 3부작을 완성했다. 이 작품으로 1932년 퓰리처상을 받은 데 이어 1938년에는 미국 여성작가로는 최초로 노벨상의 영예를 안았다. 땅에 뿌리박고 사는 중국 농민 왕룽과 오란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대지'는 세계 각국에서 출간됐고 영화로도 꾸며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펄벅이 한국을 무대로 한 또 다른 걸작 '살아 있는 갈대'(초역 당시 제목은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를 집필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살아 있는 갈대'는 한미 수교가 이뤄진 1882년부터 1945년 해방 후 미군이 한반도에 진주하기까지 4대에 걸쳐 국권을 되찾으려고 헌신한 안동 김씨 일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한말의 관료 김일한이 주인공이지만 중국에서 항일투쟁을 벌이는 아들 연춘의 활약상이 핵심이다. 제목은 폭력 앞에 굴하지 않는 김연춘의 별명이기도 하다. 펄벅은 미국과 중국에서 식품기업과 제약회사를 세워 독립운동 자금을 댔던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중국에서 지낼 때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에게서 큰 감화를 받았고, 그 정신적 뿌리를 확인하고자 한국을 찾았다가 소설까지 썼다.

이두 기자  ld@1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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