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전화 통화로 글로벌 도약 의지 밝혀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 '목소리'로 깜짝 등장해 글로벌 도약의지를 밝혔다.

서 회장은 약 40분간의 전화 연결을 통해 아시아 원료의약품(API) 공장 설립 계획,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해외 직판, 2020년 글로벌 3대 바이오텍으로 도약 등 비전을 쏟아냈다.

셀트리온은 이날 약 30여 분에 걸쳐 주총을 마무리한 뒤 서 회장을 전화로 연결했다. 서 회장은 현재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해외 마케팅 활동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 머무르고 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신약, 백신 등을 아우르는 종합 제약회사로 거듭나겠다"며 "2020년에는 제넨테크, 암젠과 더불어 글로벌 3대 바이오텍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장 증설에 대한 또 다른 방안도 제시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제3공장을 해외에 짓겠다고 밝혔으며, 상반기 내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에 원료의약품 공장을 만드는 안건을 고민하고 있다"며 "대신 기술 노출을 막기 위해 셀트리온이 지분을 100% 확보할 수 있는 나라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파트너사에서 맡아왔던 바이오시밀러 영업을 앞으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직판'하는 식으로 변경할 것"이라며 "유통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유럽, 중동 등 파트너들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어서 파트너사 영업과 직판을 '투트랙'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루이비통이 명품의 대명사가 됐듯이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의 대표 브랜드가 되도록 뛰겠다"며 "이미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대명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램시마 피하주사 제품인 '램시마SC'가 올해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출시 준비 중이며, 올해 휴미라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개시하는 등 그간 준비해왔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2020년,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2021년께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했다.

현재 개발 중인 인플루엔자(독감) 신약 후보물질은 임상 2상 마무리 단계로, 향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루엔자 대유행(팬더믹)이 벌어진다면 임상 2상 데이터만으로도 제품을 상업화할 정도의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는 설명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임상 3상 후 개발이 완료되면 셀트리온의 첫 신약이 된다.

지난해 12월 중국 바이오제약사 타슬리와 합자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에 따른 후속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 회장은 "중국 진출을 위해 올해 상반기 내 중국 법인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합성의약품 사업 강화를 위해 셀트리온제약의 인도 제약사 인수를 검토하는 등의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덧붙였다.

이날 셀트리온 주총에는 회사 추정 약 2700여 명의 주주가 참여했다. 주총이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되면서 회사 측에서 이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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