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피해사실 실명 접수…"수사 대상자 추리기 위한 절차"

경찰과 교육당국이 21일 학생들의 교사 성폭력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이뤄진 평택의 한 여중·여고를 상대로 구체적인 피해 사실 확인에 나선다.

경기도교육청과 평택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 평택시 A 재단 소속 여자중학교와 여자고등학교는 학생들로부터 교사들에 의한 성폭력 피해내용을 실명 접수하기로 했다.

평택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미 피해조사는 했지만, 이와 별도로 경찰 측에서 피해 사실을 진술할 학생들이 필요하다고 해 원하는 학생들로부터 인적사항을 전달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 성추행 의심 신고가 접수돼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라며 "추후 피해자의 신원과 피해 내용을 학교측으로부터 전달받으면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당 여중·여고 겸임 교장은 전날 "교사 11명(중학교 6명·고등학교 5명)이 학생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된다"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이 두 학교는 기독교 사립학교다. 신고된 교사들 가운데 한 명은 교목(학교 목사) 겸 교사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최근 미투 관련 SNS에서 "일부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으로 학생들의 폭로 글이 잇따르자 재학생을 상대로 익명으로 전수조사를 한 뒤 SNS 게시글과 조사에서 언급된 교사들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중 재학생은 SNS에서 "K 교사가 (나보고) 말랐다면서 어깨를 살짝 쓸어내렸는데 가슴에 교사의 손이 닿았다"면서 "친구의 친구는 시험을 망쳐서 울고 있자 그 교사가 위로하겠다며 엉덩이를 만졌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여고에 다니고 있다는 한 학생은 "모 교사는 개인 상담 중에 무릎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는 행위와 어깨를 쓸어내리는 행동을 했다"라며 "당시 너무 혼란스러웠고 기분이 나빴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성 비위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11명은 수업에서 배제조치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관계자는 "해당 여중·여고 사안과 관련해 아직 정식으로 감사 요청을 받은 바는 없다"라면서 "추후 감사에 착수하게 되면 성 비위 관련자들의 비위 정도를 조사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평택교육지원청은 두 학교 학생들의 성폭력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학생들에게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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