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창문 근처 발판 없애고 안전창 설치해야"

보호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홀로 있던 아이들이 창문 밖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5일 오전 8시 5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4층에서 생후 20여 개월 된 A군이 창문을 통해 1층 주차장으로 떨어졌다.

A군의 어머니는 "동생이 밖으로 떨어졌다"라는 A군 형의 말에 뒤늦게 사고 사실을 알고 119에 신고했다.

A군이 떨어진 곳은 시멘트로 포장된 1층 주차장이었지만, 다행히 A군은 충격으로 머리가 조금 부어오른 것을 제외하곤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A군이 떨어지는 장면을 아무도 보지 못해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스스로 난간에 기어올라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4층 높이에서 떨어졌는데도 부상이 그 정도에 그쳐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4시 5분께는 평택시의 한 15층짜리 아파트 11층에 사는 B(4)군이 1층 화단으로 떨어져 골절상을 입었다.

끔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아찔한 사고였지만 아파트 3층 높이 외벽에 설치된 빗물받이가 완충재 역할을 해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졌다.

경찰 조사결과 B군은 어머니가 거실에서 동생을 돌보는 사이 창문 아래에 놓인 플라스틱 수납장을 밟고 기어 올라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호기심이 왕성한 어린아이를 익숙한 환경에 혼자 둘 경우 창밖의 새로운 풍경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추락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현경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발달과정에 있는 아이들은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창밖을 내다보는 등 새로운 것을 보며 호기심을 채우려는 욕구가 있다"라며 "이런 아이들을 돌봄 없이 혼자 둘 경우 추락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아이 방이나 거실 창문에는 난간살 간격이 10㎝ 이하인 안전창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애초에 아이가 난간 근처로 접근할 수 없도록 집 내부 환경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창문 아래에 아이의 발판이 될 수 있는 TV나 서랍장 등을 두지 말고, 아이 혼자 있는 방의 창문은 가급적 닫아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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