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의 ‘아빠를 다루는 법’

연두가 모처럼 외할머니 댁에 가서 며칠을 지냈습니다.

다음 날이면 오는데 아빠는 연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연두야, 보고 싶어.”

“아빠, 집에 연두 사진 있잖아요. 그거 보고 참아요.”

-아빠를 다루는 법·2 전문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는 생활 동화책이자 육아서인 ‘아빠를 다루는 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인공 ‘연두’와 엄마 그리고 아빠가 나누었던 대화를 1부에서 4부까지 7편씩 28편을 담았다.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절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때로는 당연한 건데 어른들은 미처 몰랐기에 깜짝 놀란다. 톡톡 튀는 연두의 재치에 단숨에 읽고 무릎을 ‘탁’ 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이 책에 나온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가 보고 느낀 감정은 있는 그대로 어른에게 전달된다. 연두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른이 미처 생각도 못 한 기발함에 감탄하고 어른의 생각도 바뀌게 된다. 그야말로 연두에게 또 한 수를 배우게 된다. 며칠 전에 연두 엄마의 페이스북에 이런 얘기가 올라왔다.

서둘러 저녁밥을 준비해 차렸다.

“연두야, 오늘은 미역국 끓였어.”

“미역국이요? 엄마, 이거 다시마인데요.”

창피하다. 이 나이 먹도록 생미역과 생다시마를 구분하지 못하고 미역국을 끓였다니….

저자 김주현은 1997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지금도 정보통신기술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늦둥이 외동딸이 아빠의 40대 이전을 기억하지 못해 슬퍼할 딸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샹카세계아동미술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김새미나 화가의 예쁜 그림이 가독성을 더욱 높여준다. 그는 어린 시절 ‘방학 생활’ 표지에 자신의 그림이 나와 어른이 되면 당연히 화가가 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아빠를 다루는 법, 연두, 116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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