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차로 나눠 진행, 1회차 내달 15일까지

싱글채널비디오는 영상 결과물을 단채널의 화면을 통해 상영하는 미디어아트의 한 형태로, 여러개의 영상을 동시에 사용하는 다채널비디오와 달리 하나의 영상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작업이다. 

1960년대 휴대용 비디오카메라 보급과 동시에 생겨난 ‘싱글채널비디오’라는 용어는 싱글채널비디오가 존재하는 물리적 형태를 단순히 칭하는 것으로, 형식 이면에 새로운 예술적 표현 매체로서의 가능성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매체인 회화, 조각 등 화이트큐브의 ‘작품’과 달리 당시 CD나 DVD, 비디오테이프와 같은 저장 장치에 담아 유통할 수 있는 대중적 성격을 지닌 영상의 본질은 작가들이 구체적 현실과 예술적 상상을 구성하고 발언하는데 주요한 도구로 기능했다.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에서는 미술관이 수집한 미디어 소장품 40점 가운데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제작된 싱글채널비디오 작업 15편을 선정해 상영한다. 

경기도미술관에 영구 소장된 싱글채널비디오 작가 구동희, 김세진, 정윤석 등 열 두 명의 아티스트는 2000년대 초반 싱글채널비디오라는 매체의 형식과 가능성을 활용하며, 작가적 개입을 통해 당시 사회적 배경을 독해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80년대 비디오렌탈 문화를 경험하고, 90년대 인터넷 문화를 통해 영상을 읽고 제작하는 미적 경험을 축적한 2000년대 이후 시각문화세대의 특징적 징후를 이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와 인접 시각예술, 전시공간과 상영공간을 넘나들며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2000년대 초기 싱글채널비디오는 과거와 현재의 미디어아트를 잇는 여정에서 주요한 기록이다. 

그럼에도 미디어아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크기에 비해 싱글채널비디오에 주목하는 기획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에서 경기도미술관 소장 영상을 불러내 다시 보기를 제안한다. 각 영상을 개별적으로 보는데 그치지 않고, 여러 편의 영상이 서로 어긋나고 이어지며 만들어내는 여러 층위를 마주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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