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남중 엄수빈양, 기념탑 오류 잡아내

엄수빈 양 (연합뉴스 제공)

한 여중생이 광주시의 3·1 운동 기념탑에 적힌 오류를 발견하고 시정을 요청한 데 대해 광주시가 이를 인정하고 해당 문구를 바로잡기로 했다.

12일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에 따르면 광주시 광남중학교 3학년생 엄수빈 양은 경안근린공원 3·1 운동 기념탑의 첫 문장이 '1910년 을사늑약으로 일제에게 국권을 침탈당하자…'으로 시작돼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

"을사늑약은 1905년 을사년에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조약이고, 우리의 주권이 빼앗긴 사건은 1910년 경술국치"(엄수빈 양)이기 때문이다.

이에 엄 양은 학교 선생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국민신문고-경기도 광주 지역'에 민원(신청번호 1AA-1803-016-377)을 제기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엄 양은 민원에서 "이 작은 오류의 여파를 함부로 가늠할 수는 없지만 3·1 운동과 을사늑약, 경술국치 등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는 역사적 사건으로, 비석을 그대로 두었을 때 어린 학생들은 잘못된 역사지식을 습득해 나가고 우리 광주 시민들은 왜곡된 역사를 마음에 담아 살아갈 것"이라며 "이 기념탑 앞에서 우리 선조의 희생정신을 당당히 기리며 어찌 기념행사를 개최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역설했다.

이 민원을 접수한 광주시청 복지정책과는 지난 7일 "현장 점검 결과 부조벽의 문구에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오류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우리 시는 '1910년 한일합병으로 일제에게 국권을 침탈당하자…'로 수정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엄 양은 "역사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일본의 강제적 침탈이 드러나지 않는 '한일합병'보다는 남의 재물이나 다른 나라의 영토를 한데 아울러서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한일병탄', '강제병탄'으로 하는 것이 맞는다는 답을 얻었다"며 다시 재고를 요청했다.

광주시는 엄 양의 이런 지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수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엄 양은 지난달 21일 반크와 한 언론지가 출범시킨 '청년 공공외교대사 5기'로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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