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따라 양극화 극심…외곽 아파트 역전세난 걱정

입주 물량 폭탄으로 인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의 역전세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동탄역 주변 역세권 아파트에는 오히려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아파트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1일 부동산 정보회사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동탄2신도시 입주 물량은 2만2000여 세대에 달한다. 동탄 입주 물량이 한해 2만 세대가 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 값이 내려갈 법도 하지만, 동탄역 주변의 매물에는 오히려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이런 현상은 동탄역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시범단지 아파트에서 두드러진다.
 
2015년 입주를 마친 시범단지 내 A 아파트 등 3곳의 매매가격은 84㎡ 기준 6억∼7억여 원이다.
 
분양 당시 가격이 3억4천만∼3억7천여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값이 거의 두 배나 뛴 셈이다.
 
전세가도 3억 초중반 대로 동탄2신도시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매물을 잡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침에 내놓은 매물이 낮이면 팔려 나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시범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동탄역 바로 앞 노른자 땅의 아파트 청약이 끝났는데, 청약에 떨어진 사람들이 시범단지 내 아파트라도 잡아보려고 줄을 서는 것"이라며 "반면 집주인들은 지난 몇 주 사이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와 내년 입주가 예정된 역세권 아파트 인기도 뜨겁다.
 
84㎡ 기준 분양가가 4억여 원인 B 아파트는 최고 2억여 원, 86㎡ 기준 분양가가 4억3000여 만원인 C 아파트는 최고 1억5000여 만원의 프리미엄이 각각 붙었다.
 
그러나 역세권과 거리가 있는 외곽지역에서는 이런 호황을 먼발치서 지켜만 볼 뿐이다.
 
동탄역과 직선거리로 2㎞ 이상 떨어진 북동탄 D 아파트의 84㎡ 기준 분양가는 3억6000여 만원이었으나, 현재 매매가격은 3억 초반대다.
 
오산 및 용인과의 경계 지역에 있는 남동탄 E 아파트도 101㎡ 기준으로 분양 당시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가격이 내려갔다.
 
이들 아파트 전세가는 역세권의 절반인 1억7천여만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 도시의 부동산 경기가 역세권과 외곽지역으로 갈려 뚜렷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이후 '알짜배기 하나만 잘 갖고 있자'는 심리로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 역세권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다"라며 "반면 외곽지역에서는 매매 시 계약금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사이에 입주 물량이 집중된 남동탄에서는 역전세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남동탄의 한 공인중개사는 "작년부터 올해, 내년까지 이어지는 물량 폭탄 때문에 매매는 물론 전·월세시장이 엉망이 됐다"라며 "입주 시기가 임박했지만, 입주 잔금을 치를 능력이 없는 집주인이 많아 모두들 세입자를 구하려고 발만 구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팀장은 "동탄2신도시 역세권은 교통이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비역세권(외곽지역)은 아직 이렇다 할 기반 시설이 없는 상태"라며 "역전세난 우려도 이런 이유로 인해 실거주 수요인 세입자가 없기 때문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거 인프라가 고루 갖춰질 향후에는 역세권과 비역세권의 아파트값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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