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정현 선수 귀국

(연합뉴스 제공)

세계 남자 테니스 대회에서 4강을 달성한 정현(58위·한국체대)이 28일 귀국했다.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에 진출해 한국 테니스에 새로운 역사를 쓴 정현은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자신이 타고난 재질보다는 꾸준한 노력으로 오늘의 결과를 얻었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테니스는 1년 내내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꾸준한 몸 관리가 어렵다"며 몸 관리를 잘해 전날 호주오픈 4강전과 같은 기권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부분에서 더 성장해야 오늘보다 좋은 날이 올 것이라며 미래를 향한 의지도 밝혔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적인 스타들과 경기를 하면서 "왜 선수들이 이런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성적의 의미를 설명했다.

정현은 그동안 계속 물집이 있었다며 한국으로 가서 가장 먼저 할 일로 "건강에 관해 정확히 검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난을 겪는 또래들을 향해서는 "저도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고,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당연히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개인적인 생활과 관련해서는 "자동차 면허는 있는 데 무서워서 잘 못 타겠다"고 의외의 모습을 드러냈다.

또 "형(정홍)과는 치고받고 싸우면서 자랐고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이"라며 한국으로 돌아가면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실컷 먹고 싶다고 말했다.

 26일 열린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준결승에서 발바닥 물집 때문에 기권한 그는 "그랜드 슬램 4강은 처음이다 보니 제 발도 그 한계를 좀 넘어선 것 같다"며 "한계가 넘어섰으니까 다음번에는 4강에 오더라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경기를 마친 뒤 지인이나 팬들로부터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는 그는 "답장을 최대한 해줬다"며 "연락처가 있는 친구들은 300개 정도 답장했고, 그 이상 넘어가는 것은 못 했다"고 털어놨다.

'300개 답장을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느냐'는 말에는 "그렇다고 절대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의 줄임말)'은 하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치며 "하나하나 손수 썼는데 그래도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사니까 조금 빠른 편이라 금방 했다"고 설명했다.

요즘 '갓 오브 블랙필드'라는 판타지 액션물을 태블릿PC로 보고 있다는 정현은 "너무 재미있어서 제가 책 때문에 잠을 늦게 자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 불어닥친 '정현 신드롬'에 대해 그는 "진중한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고 그 속에서 약간씩 중간중간 센스를 돋보이려고 하는 모습도 좋게 봐주신 덕"이라며 "다음 일정은 발 상태를 회복한 뒤에 팀원들과 상의해 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선수의 아버지 정석진(52)씨는 전날 4강전을 앞두고 아들이 전반적으로 다 좋아졌다며 "서브만 더 올라오면 좋겠다"라고 평가했다.

정 씨는 또 4강전을 앞두고 아들에게 조언했느냐는 물음에 "(아들에게는) 지도자가 있으니 아무 말도 안 한다. 당연히 지도자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정 씨는 실업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 모교(삼일공고) 감독을 지냈으며 현재 중고테니스연맹 전무이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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