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이륙하는 대한항공 여객기.
▲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이륙하는 대한항공 여객기.

 수하물 누락 속출… 첫날 1000여 개 못실어
"출국장 검색 원인"…  1시간 넘게 지연도

지난 18일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수하물처리 과정 문제로 여객기가 승객 짐을 싣지 않고 출발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19일 대한항공과 이용객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9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떠나 오후 11시 15분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한 대한항공 KE623편에 여객 수하물 154개가 실리지 못했다.

애초 이 비행기는 오후 6시 55분 출발 예정이었으나 출발이 1시간 30분이나 지연됐다. 뒤늦게 출발하면서도 수하물을 빠트린 사실도 알지 못한 것이다.

한 탑승객은 "마닐라에 도착해 1시간 이상을 기다려도 짐이 안 나오길래 수하물 분실 신고를 하러 갔는데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며 "짐이 분실된 것이 아니라 아예 싣지도 못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호찌민으로 향하는 KE685편에 수하물 72개, 역시 호찌민행 KE683에 56개의 짐이 실리지 못하는 등 이날 제2터미널을 출발한 여객기에서는 모두 1000여 개의 수하물 누락 사고가 발생했다. 항공사는 누락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후속 비행기로 수하물을 승객들에게 보내주기로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제1터미널과 달라진 제2터미널의 수하물 검색 시스템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제1터미널의 경우 여객 수하물에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이 있을 때 체크인 카운터 옆에 설치된 엑스레이(X-ray) 검사대에서 곧바로 가방을 열어 문제가 된 물품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제2터미널에서는 출국장 안에서 수하물 검색 절차가 진행돼 가방에서 반입 금지 물품이 발견될 경우 승객들과 개별 접촉이 쉽지 않아 원활한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휴대전화 배터리 등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을 바로바로 빼내도록 조처를 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출국장 안에서 이뤄지다 보니까 수하물 처리가 지연되고 누락 사고가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제2터미널 수하물 보안 검색 요원의 경우 새로 뽑은 직원들이 많아 업무 숙련도가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수하물을 항공편 별로 자동으로 분류·운송하는 수하물처리시스템(BHS)은 오픈 이후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여객기에 수하물이 실리지 못하고 이를 파악하지 못한 원인을 항공사를 통해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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