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회 집행부 회원들 무시한 채 군민 설명회 마련

양평군의 물맑은양평시장상인회가 양평읍에 들어서는 롯데마트 입점에 대해 대동단결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주민들이 모아놓고 상인들 상호간 쌍소리를 질러대며 막장드라마를 펼쳐 세간의 조롱거리가 됐다.

5일 물맑은양평시장상인회 집행부가 양평군민회관에서 대형마트입점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에 개최한 설명회는 현재 양평읍에 입점의사를 밝힌 롯데마트와 상인회간의 추진되고 있는 상생협약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가 진행되기 전부터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설명회자리에 양평시장상인 31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대형마트입점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설명회를 가로막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 상인회의 집행부가 롯데마트와 상생협상을 추진하면서 회원들에게는 진행사항을 알리지 않고 심지어는 상인회 이사들에게까지 협의내용을 비밀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집행부가 시장상인들을 무시한 채 밀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생협상은 무효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집행부가 상생협상 내용을 상인들에게 먼저 알리기로 약속해 놓고 상인들을 외면한채 갑자기 군민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는 것은 300여 상인들을 무시한 행동이다”라며 “현집행부는 즉각 사퇴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러한 아수라장 속에서 설명회에 나선 시장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시장과의 협상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두루뭉술하게 앞으로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며 롯데마트 관계자가 설명해야 할 내용을 처음부터 구구절절이 설명해 롯데직원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진행해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는 설명회에서 롯데측에 12개의 사항을 요구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부족해 보였다. 또 그는 롯데에서 상생협약금으로 10억을 받기로 했다고 액수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무런 내용도 없이 파행속에 진행된 설명회에는 양평군에 처음 들어서는 대형마트에 관심을 가진 주민과 시장 상인들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러한 상인들 간의 행태에 “쌍소리가 난무한 내용도 없는 설명회를 하면서 군민들을 부른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다”면서, 혀를 차며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상인회가 무엇 때문에 갈라져서 군민에게 추태를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상생협상에 나서고 있는 집행부도 시장상인들을 외면한 채 협상에 나서고 있다면 그 협약을 상인 누가 믿고 존중하겠냐”고 꼬집었다.

또 양평시장의 한 상인은 “상인들도 전혀 모르는 협상내용을 군민들에게 설명하겠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현재 협상에 나서고 있는 집행부는 즉각 협상을 중단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 앞서 3일 상생협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인회의 김 모 이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 “상인회와 록데측과 상생협상이 완성됐느냐”는 질문에 “롯데마트와 상생협상은 아직 진행 중에 있다”며 “상생협상이 체결되어 군청에 접수되면 그때 상생협약의 내용을 공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접수 전에는 협상내용을 절대 밝힐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같은 김 모 이사의 발언과 실제로 상인들을 외면한 채 내용도 모르는 상생협상을 강행하여 밀어붙이려는 상인회 집행부의 처사가 반대 여론을 이끌어 내려는 구성원들에게 발목이 잡혀 대형마트의 입점을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을 실망하게 하고 있다.

양평군의 처사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군청 담당자가 내용도 모르는 주민설명회 자리를 주선해 준 것이 알려지면서 저의가 의심받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군청 담담과장을 비롯해 팀장 등 4명의 공직자가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한편 이날 ‘대형마트입점 관련 군민 대상 설명회’에 앞서 오전 10시 30분 ‘대형마트입점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양평시장 쉼터 2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평군은 현 회장 및 이사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롯데마트와의 상생협상이 절차적, 내용적으로 법적효력이 없음을 이들에게 명확히 전달하고 지도 감독하라”고 밝히고, 8개 사항의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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