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화 거장 장욱진… 양주·용인에 그의 삶이

올해는 국내 추상화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화가 장욱진 (張旭鎭. 1918~1990) 탄생 100주년이다. 음력으로 1907년, 양력으론 1908년 출생했다. 장욱진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미술전이 현재 경기도 양주에서 열리고 있다. 장욱진의 삶과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지난해 올해 7월말까지 열릴 계획이다. 장욱진은 중년 10여 년을 양주에서, 마지막 6~7년을 용인에서 보냈다. 양주에는 장욱진미술관이 있으며 용인에는 그가 살았던 집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장욱진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과 함께 한국 근현대 미술계를 대표하는 화가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 심사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대 미술사에서 한국적 추상화를 확립한 거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장욱진은 가족이나 나무, 아이, 새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소재들을 주로 그렸다.

장욱진은 "나는 심플하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평생을 자연 속에서 심플한 삶을 살면서 그림을 통해 동화적이고 이상적인 내면세계를 표현하였다.

장욱진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돌아왔다. 그 뒤로 마치 어린이 그림 같고 동화책의 그림 같기도 하면서 표현의 세련성과 조형적 구성이 치밀한 그림을 그렸고, 독특한 화풍을 보여 주었다. 구체적인 주제는 시골의 초가집·기와집·남녀노소·강아지·소·새·산·나무· 해와 달 등이었다. 이러한 주제들을 자유롭게 또는 어린이 마음같으면서 해학적으로 그려 자신만의 전형을 만들었다.

장욱진은 1918년 충남 연기에서 태어나 6세때 서울로 이사한다. 서울에서 한창 생활을 한 후 47세 때인 1963년 경기 덕소의 한강가(양주군 미금면 삼패리, 지금은 남양주시)에 집을 짓고 혼자 생활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덕소 시절’(1963~1975) 이다.

1964년에는 11월 2일부터 8일까지 반도화랑에서 ‘장욱진 개인전(제1회 개인전)’ 열었다. 1968년에는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열린 ‘제6회 앙가주망전’에 참가했다.

1970년엔 정초에 명륜동 집에 머물던 중 예불에 열중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그 길로 덕소로 돌아가 일주일간 식음을 전폐하며 아내의 첫 번째 초상화 ‘진진묘’를 그렸다. 58세이던 1974년 공간화랑에서 제2회 개인전을 열고, 근작 중심으로 유화 32점을 출품했다. 이후 다시 서울과 충청도에서 생활하다 1986년 용인군 구성면 마북리의 낡은 한옥을 사 보수한 뒤 이 곳에서 작품 생활을 한다.

1987년 화집을 내고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1989년 7월 마북리의 한옥 옆에 양옥을 완성하고 입주했다. 그해 가을 미국 뉴저지주의 ‘버겐 예술과학박물관’에서 개최된 한국현대화전에 유화 8점을 출품했다.

◆등록문화재 용인 장욱진 가옥

기흥구 마북동 243-5에 있는 ‘용인 장욱진 가옥’은 등록문화재 제404호로 지정되었는데 장욱진 화백이 1986년부터 작고할 때까지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안채와 사랑채, 광채로 구성된 한옥과 벽돌로 지은 양옥 1채이며, 장욱진 화백이 이주하였던 1980년대의 이 지역은 집 앞에 야트막한 동산이 있고 주변에 개울이 흐르던 곳이었다고 한다.

한옥은 경기도 서민 가옥의 기본 모양을 따른 튼 ‘ㅁ’자형이며, 장욱진 화백이 원래 초가집이었던 이곳을 직접 수리하여 작업실과 거주공간으로 사용했다. 건물의 골조는 한식으로 되어있지만 지붕에는 수키와와 암키와가 하나로 되어있는 일식기와가 올려져 있다. 원래 가옥이 초가로 지어졌으므로 가옥을 이루는 구조와 부재의 크기 면에서 전통기와의 무게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일식 개량 기와를 올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양옥은 1953년에 그린 자신의 작품 ‘자동차 있는 풍경’의 벽돌집을 바탕으로 장욱진 화백이 직접 구상하고 손수 지은 집으로, 작가의 미술 세계를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 1989년에 신축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벽돌집이다.

한옥과 양옥 이외에도 부속채로 관어정이라는 이름의 정자와 한옥 일부를 개수한 집운헌이라는 찻집이 있다.

용인 장욱진 가옥은 구성동 주민센터에서 마북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600m 올라오면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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