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발에 단원고 근처 설립계획 포기

4·16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산 단원고 인근에 건립 예정이었으나 일부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4·16 민주시민교육원'(가칭)이 안산교육지원청 건물에 들어선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26일 수원시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6월 30일 교육감 임기 안에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 사업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라면서 "단원고 인근에 시설을 건립한다는 애초 계획을 포기하고 현재 안산교육지원청 본관과 부속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재건축해 '4·16 민주시민교육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16 민주시민교육원 건립에 들어갈 예산은 93억원 가량으로 경기도와 도교육청, 경기도의회가 충당할 것"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안산시 행정타운 지구 내 안산교육지원청 신축 계획이 내년 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 지원청 직원들의 업무 공간을 인근의 빈 사무실 등으로 이전하고 곧바로 4·16 민주시민교육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4·16 민주시민교육원은 이르면 내년 6월 이전에 착공해 그해 여름에 개원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4·16 민주시민교육원 건립은 도교육청이 지난해 5월 9일 4·16 가족협의회와 경기도, 경기도의회, 안산시, 안산교육지원청, 단원고 등 6개 기관·단체와 맺은 협약에 따른 것이다.

당시 이들은 ▲ 4·16 안전교육시설의 건립 및 운영 ▲ 4·16 추모행사 개최 및 지원 ▲ 단원고 교육 정상화 및 안산교육 발전 ▲ 단원고 내 기억공간 조성 ▲ 단원고 학교운영 참여협의체 구성 ▲ 기억교실의 한시적 이전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4·16 민주시민교육원은 단원고 인근인 안산시 단원구 426의 10번지 일원에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3835㎡), 27실 규모로 오는 2018년 9월 준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근 일부 주민이 지역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반발하면서 4·16 민주시민교육원 건립이 지연됐다.

이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7개 기관·단체의 협약 이후 지난 1년간 단원고 주변에 4·16 민주시민교육원 건물 설계와 주민 동의 등을 논의해왔지만, 학교 인근에 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올해 9월부터 내부적으로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라며 "안산교육지원청에 4·16 민주시민교육원을 개원하는 대안을 4·16 참사 후속조치에 대한 책임기관인 국무조정실과 가장 먼저 만나 논의했고, 4·16가족협의회와 안산시장, 교육부 장관 등과 차례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세월호 참사 이후 단원고 희생 학생들이 사용한 교실을 이전해 재현한 '단원고 4·16 기억교실' 외에는 이렇다 할 결실을 내지 못했다"라면서 "희생 학생 250명과 교사 10명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4·16 민주시민교육원 건립을 계기로 참사의 아픔을 넘어 희망을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4·16 민주시민교육원은 4·16 교훈과 가치를 공유하고 선진 안전교육 공간을 제공한다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학생안전교육과 성찰프로그램 등이 운영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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