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 웹드라마로 마을공동체 복원

"우리 마을에서 부모 세대의 연애사를 영상으로 제작하면서 부모님과 더 가까워지고 마을에 더 애착을 갖게 됐어요."

인천시 남구 독립영화관 '영화공간주안'에서는 19일 아주 특별한 시사회가 열렸다.

남구 거주 고등학생 11명과 청년영상제작팀 '왓츠더웨더'가 만든 '마을 웹드라마 - 연애의 역사'가 처음으로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7∼8분 분량의 영상 3편으로 제작된 이 웹드라마(Web Drama·모바일 기기로 감상하는 짧은 드라마)는 모두 부모 세대의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다.

새침하게 보이는 여학생의 따뜻한 면을 보고 반한 아버지의 이야기, 실연을 당한 뒤 자신을 위로하는 남자친구와 사랑에 빠진 어머니의 사연 등이 세련된 영상으로 재현됐다.

제작에 나선 학생들은 10월 24일부터 40여 일간 시나리오 제작, 촬영, 음향, 영상편집 등 드라마의 모든 과정을 배우며 참여했다.

특히 자신들의 부모를 상대로 연애 이야기를 취재해 실재감을 높이고 현대적으로 각색해 재미를 더했다. 왓츠더웨더는 영상제작 비법을 전수했다.

웹드라마 제작 참여자 강민경(18·여) 양은 "부모님의 연애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드는 경험이 새롭고 인상 깊었다"며 "전문적으로 영상제작을 배울 수 있어서 장래희망(연출가)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연애사를 제공한 김필순(54·여)씨는 "웹드라마를 보고 연애 시절을 회상하게 됐다"며 "영상제작에 참여한 딸에게 연애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관계가 돈독해지는 걸 느꼈다. 소중한 추억을 나눈 것 같아 뿌듯하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마을 웹드라마는 남구 마을공동체 복원사업인 '학산마을 만들기'의 하나인 '마을 콘텐츠 발굴사업 - 2017 마을에 이야기를 입히다'를 통해 탄생했다.

학산마을 만들기는 주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공동체 활동으로 남구의 대표 산인 '문학산'과 인천 최초의 서원인 '학산서원'에서 이름을 따왔다.

고질적인 지역 문제인 단절된 주민 간 관계를 복원해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게 목적이다.

특히 이번 마을 웹드라마 사업은 청소년과 부모 세대 간 소통을 증진하고 지역에 영상 콘텐츠 문화를 확산하고자 추진됐다.

남구는 내년 이 사업을 확대·추진해 마을 웹드라마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채널로 확산하고 '2018 미디어 문화축제' 등 자체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남구의 한 관계자는 22일 "내년 사업에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많아 벌써 사업 대상자 33명이 결정된 상태"라며 "가족·주민 간 소통 증대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 기회를 주는 시너지효과도 있어 지속해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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