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팔달산 자락에 선경도서관이 있다. 1993년 선경그룹이 공사비 250억원을 들여 1만1000㎡의 땅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지었다. 1995년 완공돼 수원시에 기부한다. 개관당시 1500석의 좌석과 5만여권의 장서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40만권이 넘는 책이 있어 수원시민들의 양식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선경도서관은 일반 열람실과 자료 대출실, 수원학자료실 등으로 갖춰져 있다. 도서관은 향토자료실을 리모델링해 수원학자료실로 꾸몄다. 일반도서관과 다른 점이 바로 수원학자료실이다. 이 곳에는 수원의 향토와 역사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들이 있다. 개인이 기증한 자료와 책 수천점은 수원의 역사는 물론이고 각종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 좋은 자료들이다.

선경도서관은 수원을 알리기 위한 각종 전시와 세미나등도 종종 연다. 얼마전에는 ‘근대 수원, 문학 공간 속의 인물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수원 출신의 김광주, 박승극, 박팔양, 홍성원 등을 조명한 전시가 진행됐다. 전시는 근대 수원을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김광주는 소설가 김훈의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다. 수원 신풍동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단편 ‘밤이 깊어갈 때’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전시에는 1961년~1963년 연재한 무협소설 <정협지>의 초판을 비롯해 <흑룡전>, 수필집 <춘우송> 등 김광주의 대표작이 있다. 운보 김기창이 그린 <정협지> 표지 그림을 주목할 만하다.

박팔양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신의 주’(1923)로 등단한 시인이다. 만주에 머물던 박팔양은 해방 후 북한에 남은 월북 작가다. 전시작 <태양을 등진 거리>는 모더니즘과 프롤레타리아 문학 특성을 반영했고, <한국시인집>은 김소월·김억·조명희 등의 작품이 함께 수록했다. 수원학자료실에는 지역작가코너가 별도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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