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8군 사령관, 주민 간담회서 설명

14일 포천시청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 참석한 토마스 밴달 미 8군 사령관이 지난달 25일 미 8군 종합사격장(영평사격장) 인근 민가에 총탄이 떨어진 사고와 관련해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유감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25일 포천시 영북면 문암리 민가에서 발견된 탄두는 인근 미 8군 로드리게스 사격장(영평사격장)에서 발사된 50㎜ 기관총 유탄인 것으로 밝혀졌다.

토마스 밴달 미 8군 사령관은 14일 경기도 포천시청에서 국방부 주관으로 열린 주민 간담회에 참석, 사고와 관련해 한미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유감을 표했다.

밴달 사령관은 지난 8∼11월 4개 부대가 지상에서 사용하는 50㎜ 기관총 사격훈련을 했으며 이 중 1발이 민가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파치 헬기에서 사용하는 탄환은 27.7㎜로, 헬기에서 발사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또 발사된 총알이 딱딱한 물체에 충돌한 뒤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도비탄'이 아닌 목표를 벗어나 잘못 발사된 '유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밴달 사령관은 "미군은 소음 최소화와 사격장 인근 안전 보장에 책임이 있다"며 "사고 발생 때마다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고 철저히 조사하는 등 주둔군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영평사격장 주변 지역주민의 안전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국방부 차관 주관으로 마련됐다. 지난 8월에 이은 두 번째 간담회다.

국방부는 지난달 25일 포천 영북면 문암리에서 발견된 탄두와 관련해 한미 합동조사 결과와 그간 국방부와 미 8군에서 주민안전을 위해 마련한 조치를 설명했다.

국방부는 앞으로 도비탄 발생 예방과 사격 때 소음 감소를 위해 미 8군과 협의해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주민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제도적 조치 기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간담회에서 영평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에 포천시와 주민들은 사격장 관련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쏟아내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종천 포천시장은 "미군이 사고 발생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있으나 문암리 사고 등 사격장 관련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사격장 이전, 폐쇄 등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과 주민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길연 '포천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영평사격장 정문 앞에서 1인 시위가 798일째 진행되고 있다"며 "사격장 주변 영중·영북·창수면 지역을 음지가 아닌 양지의 땅으로 바꿔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간담회를 주관한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도비탄 사고 예방과 헬기 등 소음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또 관련법을 개정해 피해 주민에게 보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영평사격장에서 2∼3㎞ 떨어진 영북면 문암리 임모(70) 씨 집 보일러실 바닥에서 지붕을 뚫고 들어온 기관총 탄환이 발견돼 지난 11일까지 한미 합동조사를 벌였다.

비공개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을 비롯한 미 8군 사령관, 포천시장, 범시민 대책위원회와 주민 등 총 5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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