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에 승소한 박상은 의원.
▲ 검찰에 승소한 박상은 의원.

법원 "1년 넘게 정보 공개 안한  검찰 위법"
2014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 잃어

2015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박상은(68) 전 국회의원이 검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11일 법조계와 박 전 의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0부(김흥준 부장판사)는 박 전 의원이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박 전 의원은 2014년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단초가 된 차량 내 현금 가방 도난 신고와 관련한 당시 수사기록을 보여달라며 인천지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가 거부당했다며 지난해 6월 행정소송을 냈다.
 
박 전 의원은 "2014년 6월 차량에 보관하던 현금 가방을 도난당해 경찰에 신고했다"며 "검찰은 경찰로부터 수사기록을 송치받고도 지난해 2월 낸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박 전 의원 측의 정보공개 청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며 "청구한 자료가 수사기록이어서 직접 검찰로 와 열람이나 등사 신청을 하면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맞섰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정보 비공개를 결정하면 그 사실을 이유와 함께 지체 없이 청구인에게 문서로 통지해야 한다"며 "당시 인천지검 소속 공무원은 원고의 대리인에게 전화를 걸어 열람·등사 신청이 가능하다는 안내만 하고 정보공개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통보는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천지검 공무원이 원고의 대리인에게 한 통지는 정보공개청구와는 다른 열람·등사 제도를 안내한 것"이라며 "정보공개 청구를 한 지 1년 넘게 피고가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검찰이 박 전 의원의 정보공개청구를 거절한 게 아니어서 1심과 같이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청구는 각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전 의원은 최근 다시 인천지검을 상대로 같은 내용의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박 전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이던 2014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8000여만원의 확정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는 2007년 8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사료제조업체로부터 영업고문료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1억2000만원을 수수하고 대한제당 회장에게 받은 정치자금 6억여원을 현금화해 숨겨둔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기소 당시 박 전 의원의 범죄사실은 모두 10가지로 범죄혐의 액수는 12억3000만원가량이었으나 1·2심을 거치면서 상당 부분 무죄 판결이 나 불법 정치자금으로 유죄가 인정된 액수는 8000여만원으로 줄었다.
 
검찰 수사 초기 박 전 의원의 당시 운전기사는 박 전 의원의 에쿠스 차량에서 현금 3000만원과 정책 자료가 담긴 가방을 가져다가 불법 정치자금이라며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 운전기사는 박 전 의원 측의 신고로 절도 혐의를 받았지만, 당시 검찰은 불법으로 취득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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