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소방서 소방행정팀장 이기한

요즘 공무원들 사이에 키워드는 단연 청렴이라 할 수 있다. 청렴한 사회를 위한 핵심 열쇠는 사회 지도층 인사와 공직자의 역할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영명한 지도자와 청백리 충신들이 많은 나라는 흥하였고, 탐관오리나 간신들이 많은 나라는 쇠하였음을 동서고금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요즘 TV 또는 인터넷 등 매체를 통해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의 부정한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지난날과 비교하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우리나라 공직자의 부패수준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경제적인 통계로는 선진국의 대열로 진입했다고 하지만 도덕적으로 무장된 성숙하고 품위 있는 공직자의 모습을 갖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CPI)점수는 전년도 기준 5.3점(10점 만점)이며, 조사 대상국 176개국 가운데 52위를 차지했다. OECD 회원국 35개국 중 29위로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부패인식지수는 공공 부문에서의 부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아직까지 “사적 이익을 위한 공적 직위의 남용”으로 정의된 '부패'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얻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 전년도 8.04점을 획득한 외부청렴도에 비해 내부청렴도가 7.82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외부에 알려져 있지 않은, 청렴에 위배되는 요소가 오히려 내부에서는 인식하고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지표 확인시 공공기관의 부패에 대한 인식은 변화하고 있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춘 대응과 변화가 지연되어 나타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는 각 기관별 청렴에 대한 의지의 결과이며, 기관장 등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노력 여하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上行下效(상행하효)-“윗사람이 모범을 보이면 아랫사람이 본 받는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뜻의 사자성어는 춘추오패 중 한 사람인 제환공이 평소 보라색 옷을 즐겨 입기 시작한 데에서 유래되었다. 보라색 옷을 제 나라 도읍에 있는 조정 대신 및 백성들까지 입기 시작하자, 보라색 비단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게 되었다. 이에 골머리를 앓던 제환공에게 대신 관중이 보라색 옷을 멀리하고, 보라색 옷을 입은 사람을 멀리 하라는 제안을 하게 되고, 제환공이 이를 받아들이자 보라색 옷을 찾는 사람들은 없어지고, 보라색 비단과 물감의 가격도 다시 안정되었다고 한다. 즉 윗사람이 모범을 보이면 아랫사람이 본 받게 되는 사례의 시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윗사람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면 아랫사람의 행실은 자연스레 좋을 것이고, 윗사람이 바르지 못하면 아랫사람이 바르기를 바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고위직일수록  신중하게 결정하고 아랫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며, 하위직이라 해서 모든 지시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선의를 가지고 의심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부패한 공직자는 나라와 사회를 병들게 할 뿐 아니라, 한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전체 공직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나아가 국가 신뢰도 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비리나 부패는 어떠한 이유라도 합리화 될 수 없으며 청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대한민국이 온전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공직사회의 청렴함이 필수조건이 될 것이며, 특히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이 더욱 엄격한 잣대로 자신들의 행동을 뒤돌아봐야 할 것으로 본인의 직위가 높아질수록 주변의 비판을 귀담아 듣고,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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