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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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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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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처인구청공원환경과장 강구인

처음 들어보면 너무나 생뚱맞은 단어가 될 것이다. 나는 요즘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코리아 2018’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간다. 내가 평소에 느끼던 답답한 현실의 증상들이 고스란히 녹아있고, 그에 대한 명쾌한 처방적 해설이 매력적이다. 4차산업, 캄테크, 언택트, 플라시보 소비, 케렌시아 및 가심비 등의 낯선 용어들을 이해하다보면 현대인들의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처방전을 읽는 것 같기도 하다. 

그중에 내가 절실히 체득하는 용어 중에 ‘워라밸’이란 단어가 있다.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둘이나 되는 내 자식들을 좀 더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에 그 부분을  되풀이해 읽었다. 책에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1988년 서울올림픽이후부터 1994년생까지 현재의 사회 초년생들을 지칭하며, 노년층이신 산업화 세대, 한창 퇴직중인 베이비붐 세대, 386세대 등에 이어 나타난 세대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는 우리세대가 가난을 상징하는 베이비부머보다는 7080세대라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통기타 소리가 어울리는 그래도 낭만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라밸은 낭만과는 거리가 있고, 실속적인 부분으로 이해하는 것이 쉬울 듯하다. 

우리 사무실은 직원이 26명인데, 그중 베이비부머가 2명, 386세대가 8명, X세대 5명, W세대 4명, 나머지 9명(35%)이 워라밸 세대이다. 이들 모두 고학력자이며, 선배들이 시키는 대로, 나름대로 업무는 무난하게 처리한다. 책 내용 중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이 생각하기를 워라밸 세대는 국제적인 감각과 창의성과 인터넷은 탁월한 반면, 성실성과 끈기 및 충성심 부분은 예전 세대만 같지 못하다 하는데, 나도 그리 느낀다. 그렇다고 우리세대와 사고를 맞출 필요는 없다. 모두 능력자로 인정해주고 같이 사는 사회인으로 받아들여 도와주는 방법을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적어본다. 

먼저 이 워라밸 세대를 위해서는, 상사들이 멘토가 되어 잘 이끌어 주라 한다. 나부터도 직장에서 전혀 같이 근무하고 싶지 않은 상사와 근무할 때는 죽기보다 싫은 적이 있었고, 학창시절에는 그냥 선생님이 싫은 과목은 공부하기 싫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둘째로 이들과 일을 할 때는 따뜻한 칭찬을 많이 하라 한다. 엊그제 휴일에 길거리를 걷다가 직원이 현장업무를 너무나 예쁘게 처리한 것이 고마워서 사진을 찍어 전송하며, 예쁘다 했더니 바로 감사하다는 답이 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겠지만, 칭찬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신나게 한다. 셋째는 개인생활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굳이 사적인 부분을 사무실에서 거론할 일이야 없겠지만, 개인주의적인 외동이로 자라온 이 세대원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인 듯하다. 이 부분을 잘못 건드리면 ‘극혐’으로 비춰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 한다. 넷째는 저녁생활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즉 직장인의 칼퇴근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국회에 칼퇴근법과 퇴근 후 카톡금지법이 발의돼 있다고 한다. 서로 이해하고 선배들이 솔선하면 될 부분이다. 우리 베이비부머들로선 과연 이런 부분까지 법의 잣대로 살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될 수 있겠다. 법은 최소한이라 했는데 넘쳐나는 법망 속에 점점 갇혀가는 현실이 씁쓸하다. 나는 벌써부터 칼퇴근을 하고 있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부서원들을 위한 칼퇴근이다. 우리 부서원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한창 힘들어하는 대다수의 워라밸들이여,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하니 열심히 삽시다! 
워라밸 세대뿐만이 아닌, 전 세대가 힘들어 하는 세상이다. 모든 국민이 웃으며 살아가는 조화로운 세상을 기대해 본다. 2700년 역사를 가진 주역(周易)에 천화동인(天火同人)괘가 있다. 주제는 ‘남과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라’고 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똑같이 어려웠나 보다. 문득 아프리카 대륙에서 현장을 뛰고 있을 자식 놈이 보고 싶어진다.  

일간경기  ilgang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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