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현 전 가평문화원장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충효를 인간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고 살아왔다. 그 중에서도 효를 근본으로 하여 우리의 뿌리인 조상을 잘 섬김으로써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민족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윤리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는 개탄의 소리를 여기저기서 자주 듣고 있다. 그것은 바로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물밀 듯이 밀어닥친 물질 문명 풍조와 외래 문화의 범람속에서 우리의 정신 문화가 설 자리를 잃고 휘청거리는 사이에 인정은 메말라지고 사회는 각박해지고 윤리 도덕은 실종되었고 여기에 핵가족된 가정 교육, 입시위주의 학교 교육 제도가 가세한 것이 원인일수도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조상을 모시는 제사문화 마저도 사라져 가면서 젊은 세대들이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 한국 사회 문화를 예측해보면 저출산문제로 인한 인구감소에 따른 경제인구활동 부족으로 외국근로자 유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며 유엔미래보고서에 보면 2030년대 다문화가 전체인구의 15~20%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보면 한국은 순수 이민국으로 유럽국이 될 수 있다는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다문화 다민족 사회에 대비해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 같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한국은 단일민족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시한번 조상에 대한 뿌리의 인식을 학교 교육을 통해서 젊은 세대들에게 깊숙이 일깨워 줘야 한다. 모두 사람들이 사회가 너무 갑자기 빠르게 너무 많이 변해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은 변해가고 있는 속도를 쌍둥이도 세대가 차이가 난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변한다고 하는 것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급격히 많이 발전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옛것을 잊고 무조건 새것만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있는 것같다.

선대 조상들이 갖고 있는 정신, 할아버지 아버지가 하던 일이나 정신이 과연 모두 낡은 것이오 버릴 것인지 그리고 새로운 풍속이나 서구에서 들어온 것이면 무조건 제일인 것으로 아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어제가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고 오늘이 없는 내일이 또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봄을 거치지 않고 여름을 맞고 여름을 거치지 않고 가을을 맞을 수 없는 것처럼 그저 빨리만 변한다고 제일이 아니라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다는 것이다.

옛것의 소중함을 계승 발전시켜 나감과 동시에 새로운 발전을 꾀해야 한다. 선을 볼때는 본받아야 하고 악을 볼때는 반성의 계기로 삼아 선악을 모두 스승으로 삼을 수 있는 분별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온고지신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것을 분별력 있게 받아드리면서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뿌리에 대한 유산을 바르게 지켜 나감으로서 새것과 옛것 모두를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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