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종은 액체로 채워진 '물혹'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생기는 암이다. 이런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자발적으로 유방 검진을 받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40세 이상이면 2년 주기로 유방촬영을 권유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젊은 여성이나 유방촬영에서 치밀유방 소견을 받은 여성은 유방초음파를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유방암 검사를 하고 난 뒤 '유방 낭종' 소견을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런 경우 많은 여성이 혹시 유방암과 비슷한 것은 아닌지, 그냥 놔두면 유방암으로 악화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유방 낭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로 치료도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만 받으면 된다는 게 대다수 전문의의 설명이다.
유방의 병변은 크게 암을 뜻하는 악성과 암이 아닌 양성으로 분류된다. 양성 병변은 다시 증식성 병변과 비증식성 병변, 비정형 증식증으로 나뉘는데, 이중 암과 가장 거리가 먼 게 비증식성 병변이다. 이런 비증식성 병변 중 가장 흔한 게 바로 유방 낭종이다.
단순 유방 낭종은 균질하고 얇은 상피막 안에 액체로 채워져 있는 혹으로, 유방암이나 섬유선종처럼 내부가 딱딱한 고형물로 채워져 있는 결절(혹)과는 다르다.
 
처음 유방 검사가 이뤄지는 35∼50세 사이에 가장 빈도가 높고, 월경주기에 따라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할 수 있다. 생리 주기 중 일어나는 반복적인 여성호르몬 변화에 유방 조직이 지속해서 영향을 받음으로써 낭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절반 가까이는 여러 개의 낭종이 동시에 발견되며, 대부분의 낭종은 너무 작아서 손가락을 모아 여저저기를 눌러봐도 잘 느껴지지 않지만, 2㎝가 넘을 경우에는 포도송이나 물풍선처럼 부드럽게 만져지기도 한다.

그러나, 만져지는 혹이 있을 경우 낭종인지 고형 혹인지 구분이 어려울 때가 많은 만큼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한별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유방 낭종이 손으로 만져질 정도로 크거나, 불편감이 느껴질 때는 가는 바늘을 이용해 내부의 액체를 빼내 추가 검사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면서 "대부분은 소량(5~10㎖)의 맑은 노란색 액체가 빨려 나오는데, 매우 드물게 피가 섞인 듯한 검붉은 색의 액체가 나올 경우에는 세포학적 검사를 시행해 암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 낭종 중에 '복합 낭종'(complex cyst)으로 분류되는 종류는 내부에 액체뿐만 아니라 이물을 가지고 있는 경우다. 또 상피막 일부분이 두꺼워져 있거나 내부에 고형 성분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초음파 소견에 따라 조직검사를 하거나 6개월 후의 빠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암이 진단되는 확률은 1% 미만이다.
유방 낭종이든 유방암이든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가검진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자가검진은 30세 이후부터 폐경 전 여성은 매월 월경 종료 3∼4일 후에, 폐경 후 여성은 매달 날을 정하는 게 좋다"면서 "건강검진시 유방촬영과 유방초음파 소견도 중요하지만,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는데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매월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자가검진임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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