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장관 "책임지겠다" 침통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세월호 유골 은폐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정부는 최단 시간 안에 은폐의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히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18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거듭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이 총리가 "보고할 것이 있으면 보고하라"고 하자 "책임을 느낀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비장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고, 회의 내내 침통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미수습자의 완전한 수습은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의 간절한 염원이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침몰 이후 3년 7개월 동안 진도 팽목항과 목포 신항에서 수습을 기다리며 인고하다 추가 수습 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고 장례에 임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유골 은폐는 그런 가족과 국민께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안겨드렸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고려해서 유골의 DNA(유전자) 감식 등을 되도록 신속히 진행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 해수부 등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의 여러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차제에 재점검해서 잘못은 바로잡고 부족은 채우기 바란다. 진행되고 있는 선체조사가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최대한 지원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여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관련 특별법안이 내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안이 차질 없이 통과돼 제2기 특조위가 조속히 가동되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는 "이번 일은 공직사회 곳곳에 안일하고 무책임한 풍조가 배어있다는 통렬한 경고"라며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고 책임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시 강화하겠다. 이 문제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대로 국민 여러분과 공직자들께 밝히고 흔들림 없이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이 총리는 "정부의 사과는 명료하고도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현안조정회의는 침통하고 참담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이 총리는 공직사회의 무책임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8시에 소집한 총리실 내부 장·차관 회의에서는 공직기강 확립을 주문했고, 현안조정회의 후 개최한 총리실 간부회의에서는 '공직사회 책임의식을 높일 실질적인 방안을 연구해보라'고 지시했다.

그는 공직자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이런 고민과 실행이 각 부처 간부로부터 과장급과 직원들에게까지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전날 해부수 장관으로부터 전말을 보고받은 뒤 즉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수습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전남지사 시절부터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각별히 챙겼다. 총리로 지명되자 목포신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는 것을 도지사의 마지막 일정으로 잡았고, 총리 취임 후에도 가족들을 만나러 목포신항을 직접 방문했다. 지난 18일에는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빈소를 찾아 눈물로 조문하며 유족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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