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는 선녀를 보면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큰 벌을 받아

옥녀봉의 전설은 각 고장마다  거의 한가지씩은 있으리라 생각할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경상남도 고성군 개천면 상명마을 뒷산에 있는 옥녀봉에도  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상명마을  뒷산에 있는 옥녀봉에는 옥녀가 가야금을 타는 형상이고 맞은편의 선유산은 옥녀의 가야금소리에 맞추어 선비가 춤을 추는 모습이며 망선봉은 옥녀와 선비가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전하고 있다.
 
옥녀봉은 옛날 옥녀란 아가씨가 가난한 집안에 출가를 하여 삯바느질을 하면서 남편의 공부를 도와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중 나라에 과거가 있어서 남편이 한양으로 과거보러 떠난 뒤에는 마을 뒷산에 올라 멀리 한양을 바라보며 남편의 장원급제를 빌면서 가야금을 탔다고 한다.
 
이러한 옥녀의 지성이 감천되어 어느날 갑자기 산신령이 나타나서 "옥녀야 너의 지극한 정성에 너의 낭군이 과거에 장원급제 하였다."라는 말을하였다. 

그런데 옥녀는 그소리를  너무 기뻐서인지 믿어지지가 않아서 인지는 몰라도  그 자리에 쓰러져  죽음을 맞게  되었다는 전설과 함께  옥녀가 한양을 바라보면서 가야금을 타던 산이 마치 옥녀가 가야금을 타는 형상으로 바뀌게 되어 사람들은  옥녀가죽어서도 남편을 기리다가 산이되었다하여 옥녀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한편 제천시 강제동과 금성면 동막리에 걸쳐 있는 옥녀봉은 그 주봉의 꼭대기가 바위로 되어 있고 거기에 서있는 소나무가 마치 옥녀가 머리를 풀고 있는 형상이라 옥녀봉이라 불리운다.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비가 오지 않아 심한 가뭄이 들면 이 옥녀봉을 찾아와 꼭대기 바위 위에 뚫어진 작은 구멍에 약손가락을 넣고 비오기를 빈다. 그 구멍은 옥녀가 끼고 있던 반지가 들어 있는 구멍이라 전해오기 때문이다.

또한 옥녀봉 바로 아래는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할만큼 맑고 깨끗한 물이 가득했던 연못이 있다는 말이 전해지지만 지금은 찾을 길이 없다. 이 옥녀봉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많은 전설이 있다.

선녀들이 하늘과 땅 사이를 마음대로 오갈 수 있었던 아주 아득한 옛날의 일이었다. 옥녀봉 아래 동네에는 한 젊은 총각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면서 천둥번개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옥녀봉 산 아래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총각은 어쩔줄 몰라 나무 밑에서 비를 피했다. 그러나 하늘은 총각을 놀리기라도 하듯 금새 동쪽 옥녀봉 기슭 하늘에는 아름다운 옥색 무지개가 걸쳐지더니 하얀 용마 한필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 오는 것이 보였다.

총각은 꼭 무엇에 홀린 것 같았다. 총각은 단숨에 옥녀봉 중턱까지 치달아 올랐다. 정상까지 웬만큼 남았을까, 용마가 보이고 그 너머엔 옥같이 맑은 물이 고인 연못이 보였다. 젊은이는 그 순간 숨이 막히는 듯했다. 연못에서는 삼단같은 머리를 늘어뜨린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을만큼 아름다운 여자가 목욕을 하고 있었다.총각은 얼른 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 아름다운 여인이 목욕하는 모습을 넋이 나간 사람처럼 지켜보았다.이윽고 목욕이 다 끝난 여인은 용마를 불러 수레에 탔다.

거짓말처럼 하늘이 다시 컴컴해지더니 번개와 천둥이 치며 소나기가 쏟아졌다. 이 일들을 소상히 어머니께 이야기 했다. 그 소리를 듣던 늙은 어머니는 탄식을 했다.
"얘야, 네가 못볼 것을 보았구나. 이제 큰 걱정이구나. 네가 본 여인은 하늘에 계신 옥황상제(玉皇上帝)를 모시는 선녀란다. 선녀는 가끔 지상에 내려와 맑은 물로 목욕을 한다.

그러나 만일 그 목욕하는 모습을 본사람은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큰 벌을 받는다더구나 "젊은이는 한편으로 두려운 마음이 일어났으나 한편으로는 옥같이 아름다운 선녀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젊은이는 아름다운 선녀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날 밤 꿈을 꾸었다. 아름다운 옥녀가 다시 나타나 자기를 보고 싶으면 그 연못으로 찾아오라는 것이다. 이튿날 젊은이는 옥녀봉 연못을 찾아갔다. 이미 옥녀에게 넋을 잃은 젊은이는 언제가는 내려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날이면 날마다 그 연못을 찾아갔다. 그러나 옥녀는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젊은이는 못가에서 치성을 드리기로 했다.

어느날 젊은이는 그 날도 못가에서 치성을 드리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천지를 뒤흔드는 것 같은 요란한 천둥이 일어났다. 젊은이는 번개와 천둥소리에 그만 까무라치고 말았다. 

젊은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연못에서는 옥녀가 목욕을 하고 있었다. 기뻐 어쩔줄을 모르는 젊은이 앞에 목욕을 마치고 옷을 입은 옥녀가 다가왔다.

"옥황상제께서 당신을 데리고 오라하십니다" 옥녀는 손을 내밀어 젊은이의 손을 덥석잡았다. 옥녀의 부드러운 손에 잡혀 제정신이 아니었다. 젊은이의 손에는 옥녀가 끼고 있는 반지가 쥐어졌다.

다시 하늘이 캄캄해지고 번개와 천둥, 그리고 소나기가 내린다음 무지개가 연못에 와 박혔다.

젊은이는 옥녀의 손을 잡고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때 젊은이의 손에서 옥녀의 반지가 아래로떨어졌다. 반지는 옥녀봉 꼭대기의 바위에 가서 박히면서 손가락만한 구멍이 뚫렸다. 
하늘로 오른 젊은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옥녀봉 꼭대기의 바위에 난 구멍에 손가락을 넣으면 옥황상제가 노하여 비를 내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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