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52명 대상 MRI 연구결과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들은 뇌의 조절능력이 떨어져 상대방의 표정 변화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이는 스마트폰 중독이 평상시에도 의사소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김대진 교수, 전지원 박사)은 스마트폰 중독군 25명과 정상 사용군 27명을 대상으로 상대방의 표정 변화(정서 차이)에 따른 뇌기능 활성화 정도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각각의 실험 참여자들을 MRI 장치에 6∼7분씩 누워있게 한 다음 모니터 화면을 통해 다른 사람의 웃는 얼굴과 화난 얼굴을 번갈아 제시했다. 이는 스마트폰 중독자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의 표정 변화에 정상적으로 반응하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다.

이 결과 스마트폰 중독군은 화난 얼굴이 제시된 후의 반응 정도(민감도)가 정상 사용군보다 떨어졌다

특히 뇌기능 MRI 영상에서는 갈등의 탐지와 조절에 관련된 뇌 속 '배외측전전두피질'과 '전대상피질'에서 상대적으로 저하된 뇌활성화가 관측됐다.

또 스마트폰 중독군은 상대방의 얼굴 변화에 따른 정서전환이 일어날 때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좌측 상측두구'와 '우측 측두-두정 접합 영역'에서도 뇌의 활성도가 떨어지는 특징을 보였다.

보통은 동일한 정서가 반복적으로 제시될 때보다 기쁨에서 분노 등으로 정서가 변경되는 상황에서 뇌의 인지조절이 더 많이 필요한데, 스마트폰 중독군은 이럴 때 인지조절 능력이 떨어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대인 관계 시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끊임없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거나 문자메시지 또는 소셜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려는 경향이 큰 스마트폰 중독자들의 현상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전지원 박사는 "그동안 스마트폰 중독과 사회적 상호작용 사이의 관계에 대한 보고는 많았지만, 스마트폰 중독자를 대상으로 사회 정서와 관련된 뇌활성화의 변화를 실제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실제 사회적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대진 교수는 "이번 연구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는 만큼 잠재적 공중보건 이슈로 부각된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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