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 시장, MB 등 고소…박원순 서울시장과도 논의

지자체장 사찰 대상에 이름이 들어있는 지자체장들이 본격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사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성 고양시장이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최 시장은 이날 국정원의 정치 사찰과 탄압으로 시정 운영에 피해를 당했다며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관련 실무자 등에 대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및 직권남용,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또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은 최 시장이 박 시장 측에 요청해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 TF에 따르면 최 시장은 국정원이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실태 및 고려사항'이라는 문건에 이명박 정부 시절 희망제작소에 2000만원짜리 정책 용역을 맡겨 '박원순 유착 행보를 했다'는 등의 이유로 이름을 올렸다.

이명박 정부시절 만들어진 '광역·지자체장 사찰·제압 의혹' 문건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최성 시장 외에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과 송영길 전인천시장, 김성제 전의왕시장, 이교범 전하남시장 등이 올라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에 대한 사찰 성격의 보고문건을 작성한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중대한 권력남용이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염 시장은 "수원시장에 대한 사찰과 제압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125만 수원시민에 대한 모독이고, 민주적인 선거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을 불법사찰로 제압하려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독재정권 하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21세기 민주사회에서 기획되고 자행됐다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자, 중대한 권력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 시장은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 문건의 진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이 드러나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해당 단체장과 협의해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건은 염 시장에 대해 지방분권 운동을 전개하고, 박원순 서울시장 지원활동을 하며, 수원연화장에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비 건립을 측면 지원하는 등 '친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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