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내려는 롯데에 300억원 받아내

인천시 계양구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렌털 과점주주들의 세금 회피 의혹을 조사한 끝에 300억원대의 취득세를 부과했다. 12일 계양구에 따르면 구는 롯데렌털의 과점주주로 판단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 5곳에 취득세 319억원을 부과했다.

국내 1위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터카(구 KT 금호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털은 2015년 6월 계양구에 등록된 차량 7만8000대를 취득했다. 지방세법 7조에 따라 한 법인의 주식이나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주주나 특수관계인 등 과점주주가 되면 해당 법인의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보고 취득세 2%와 농어촌특별세 0.2%를 부과한다. 구는 이에 따라 롯데렌털의 최대 주주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이 과점주주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해왔다. 당시 호텔롯데 측은 호텔롯데가 20.8%, 부산롯데호텔이 10.8%의 지분을 소유해 롯데렌털의 과점주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구는 롯데렌털이 2015년 6월 KT에서 롯데그룹에 매각돼 최대 주주가 호텔롯데로 바뀌는 과정에서 과점주주 취득세 부과 대상이 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롯데 측은 당시 금호렌터카의 지분 50%는 호텔롯데 등 계열사를 통해 인수하고 나머지는 신한·대우증권이 설립한 유동화 자산회사와 총수익 스와프(TRS) 계약을 맺어 확보했다.

TRS는 증권사가 실제 투자자 대신 주식을 매수한 다음 투자자로부터 정기적으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계양구는 계약서 등을 토대로 유동화 자산회사를 통해 확보한 지분 중 30%의 주주권이 매수자인 롯데 측에 이임된 것으로 판단했다. 계양구 관계자는 "행정자치부에서도 TRS 계약에 따라 주주권이 롯데 측으로 넘어갔다면 롯데 측의 지분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고 부과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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