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말라리아’, 동남아시아 지역 ‘A형 간염’, 중국 ‘조류인플루엔자’, 국내 ‘쯔쯔가무시병’ 주의

올해 추석은 최장 10일에 달하는 황금연휴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베트남, 일본, 프랑스, 태국, 중국 등이 꼽혔다. 하지만 즐겁고 행복해야 할 여행이 자칫 현지 감염병으로 인해 악몽으로 변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늘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김탁 교수의 도움말로 여행 중 감염병 주의 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베트남은 말라리아 유행 지역이다. ‘말라리아’는 기생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으로, 고열, 두통, 간 기능 이상, 혈소판 감소 등의 증세를 일으킨다. 심한 경우,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접경 지역의 경우 말라리아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지역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말라리아는 예방 접종이 없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모기 퇴치제를 뿌리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모기를 100% 차단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출국 하루 전부터 귀국 후 1주일까지 ‘말라론’이라는 말라리아 약제를 복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은 ‘A형 간염’을 주의해야 한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면 발생한다. 어린아이들은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성인에서는 심각한 간 기능 손상을 일으키고 발열, 전신 무력감, 오심, 구토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한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어 간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여행 중 물은 끓여 먹거나 사서 마셔야 한다. 위생 상태를 담보할 수 없는 길거리 음식이나 제대로 조리되지 않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형 간염은 다행히 예방접종을 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6개월 간격으로 총 2차례 접종하면 대부분의 경우 항체가 생성된다. A형 간염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이므로 예방접종을 해두면 좋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문제가 되는 ‘조류인플루엔자’는 중국에서 지속해서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일반적으로 사람을 통해 전파되지는 않지만, 가금류를 다루는 사람의 경우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감염되면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폐렴 증세가 나타나며 치사율이 30%에 달해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에 경험하는 계절성 독감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다. 따라서 중국을 여행할 때는 닭, 오리 등 가금류를 취급하는 농장은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는 경우에는 ‘쯔쯔가무시병’을 주의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 유충에 의해 전파되는 질환이다. 성묘나 야외 활동 시 무심코 풀밭이나 잔디에 앉았다가 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가 1~2주 정도이므로 야외 활동 1~2주 뒤에 발열, 두통,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쯔쯔가무시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여행 후 이유 없이 발열이 발생하면 반드시 근처 의료기관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중동을 다녀온 후 열이 나고 기침을 할 경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필리핀을 다녀온 후에 설사하면 ‘콜레라’를, 태국을 다녀온 후에 발진과 함께 관절통이 있으면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하고,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김탁 교수는 “해외에서 감염될 수 있는 상당수의 질환은 현지에서 모기나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물이나 음식을 함부로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또, 적지 않은 감염병들은 예방 접종으로 사전에 간단히 막을 수 있다”며, “여행객들이 여행을 떠나기 전과 여행 중에 작은 주의만 기울이면 감염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고 즐겁고 행복한 연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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