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실 국장대우

시를 대표하고 사무를 통할하는 대표 및 통할권, 지휘감독권, 대 의회 선결처분권과 입법의 권한, 사무 관리의 집행, 사무의 위임 위탁권, 규칙제정권, 재정관리권, 그리고 공무원의 생사여탈과 관련된 조직권 및 인사권을 아우르는 관리 및 집행권 등의 권한을 갖는 대신 시민의 대표로서 시민의 안녕과 질서, 시민의 재산을 지키며 지역사회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 복리증진에 힘써야 된다. 이것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과 의무다. 

이처럼 단체장들은 막강한 권한을 갖는 대신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 또한 그들의 몫이다. 매관매직은 물론 어떤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서 자치단체 재산에 피해를 주지 말아야하며 청렴과 정의로 모든 구성원들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장(長)은 장다워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귀결 아닌가. 

이처럼 당연한 일을 뜬금없이 거론하는 것은 어떤 한 시장이 무려 14년 동안 장기 집권하면서 시 재산을 마치 제 쌈짓돈 마냥 농락해 귀중하고도 귀한 천문학적 혈세를 낭비한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다.       

기자가 시장답지 못한 그 양반(양반보다 한 자로 구성된 비하의 단어를 쓰고 싶었다)의 행각을 칼럼 란을 빌어 밝히기까지 숱한 번민과 갈등에 많은 고민을 했다. 무릇 수많은 언론들도 침묵을 하고 있는데 굳이 나설 필요가 있을까하는 기자답지 못한 자기합리화에 함몰되어 최근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지내왔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얼치기 기자로 30여년을 지내온 필자의 지난 행적이 주마등처럼 펼쳐졌다. 부끄러웠고 한심했다. 필자가 거론할 그 양반마저 필자를 '어용언론'으로 호도하지 않았던가. 그랬다. 어용언론에다가 얼치기 기자였던 게 맞다. 그러나 기자답지 않은 기자이지만  진실을 알릴 사명마저 없진 않았다. 아니 그 사명마저 뭉그러뜨리기엔 필자의 작은 양심이 허락치 않았다. 

앞에서 언급했듯 시민의 안녕과 재산을 지키며 지역 발전과 시민의 행복, 복리 증진에 힘써야 하는 것이 시장의 임무다. 그래서 시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나 그 양반은 시장직에 머물던 14여 년 동안 실현하지 못할 장밋빛 공약으로 임기 연장에만 몰두했다. 철저한 정치인의 행보다. 온갖 의혹과 잡음이 난무했다. 당연히 지역발전은 백년하청이다. 그 양반이 실행한 정책은 한결같이 불법을 양산했으며 오히려 시가 업체에게 보상해주는, 전대 미문의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은 커넥션 의혹도 제기됐다. 이렇듯 그 양반은 도저히 시장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수없이 되풀이해 왔다. 모럴헤저드라고 하기엔 무언가 모자란다. 차라리 측은지심이 들 정도로 그의 번듯한 외모가 아깝다. 그 양반이 미국이라는 나라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엄청난 혈세를 사용한 디자인인가 뭔가 하는 그 사업의 얘기는 이번엔 거론하지 않겠다. 그보다 한 푼도 써 보지 못하고 무려 100억원이 넘는 시민의 혈세를 업체에게 고스란히 받친 기가 막힌 사실을 폭로한다. 그 댓가로 무엇이 오고갔는지는 모른다. 사법기관이 밝히기 전에 사실이 드러나면 의당히 필자는 활자화한다는 것을 약속한다. 

그 양반은 문화재관련법을 개정하기 위해 계류 중이던 시기를 이용해 3일 만에 릉(陵) 자락에 골프연습장을 허가해 줬다. 허가를 내 준 곳은 풍수지리학상 우 백호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 허가행위는 우리의 정신을 말살하려고 산허리에 쇠몽둥이를 박은 일제의 만행과도 같은 행위다. 당시 문화재중앙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은 이 허가는 당연히 불법이었다. 결국 건축허가는 취소됐고 업체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시는 철거비를 포함한 65억원을 배상했다. 그동안 이 업체는 10년간 시의 비호 속에 무허가 행위로 돈을 챙긴 후 자진 철거해 ‘꿩 먹고 알 먹는’ 행운(?)을 누렸다.  이 사건으로 해당 한 공직자가 해임을 당했을 뿐 이 양반은 관련자들에 대한 구상권 조치 시효가 만료되도록 꼼수도 부렸다. 결국 65억원의 엄청난 시민의 돈은 새가 되어 날아갔다. 

이 양반의 행각은 계속 이어진다. 굳이 팔지 않아도 될 시 재산을 헐값에 매각한 것도 모자라 환매조치는 물론이고 4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 준 사건이 그 두 번째다. 

시유지를 건설업체에게 매각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 결국 헐값에 넘겨줬다. 매각 당시 초등학교 설립을 조건부로 내세웠다. 그러나 매각하기 전 초등학교 설립이 어렵고 부지 밑으로 지하철이 관통한다는 사실을 숨겼다고 업체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피소돼 시는 이 부지를 환매하고 취득세 ,설계비 등 40억원을 또 토해냈다. 정말 공동주택건설업자가 이 사실을 모르고 부지를 샀다고는 믿지 않는다. 시장 또한 이 사실을 숨기고 땅을 매각하리라고는 상식상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단순히 실정이라고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이 두 건의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면 검은 커넥션의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참으로 혀를 내두를 만큼 기가 막힌 사실을 추후 기사로 밝힐 예정이다.

결국 시는 이 두건으로 100억원이 넘는 혈세를 날렸다. 날린 100억원은 과연 시 예산 가운데 어떤 비중을 차지할까. 구리시의 결식아동은 대략 1100명, 이들의 급식 등에 사용되는 1년 예산은 10억원 정도다. 또한 시가 운영중인 경로당은 126개소로 1개소 당 30명의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시는 이곳 경로당에 매년 10억여 원을 지원하고 있다. 날려버린 100억원은 10년 동안 결식아동들에게 사용될 예산이, 3700여 명의 노인들에게 10년 동안 지급될 돈의 규모다. 그 엄청난 예산을  일순간에 날려버렸다. 그러면서도 그 양반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채 의기양양 거리를 활보하며 또 다시 시장직을 노리는 꿈을 꾼다. 철면피라는 뜻이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까.

이 글을 쓰는 필자도 기자다운 기자질을 한 건 아니다. 그러나 시장답지 못한 시장을 한 그 양반은 더더욱 아니다. ‘오늘의 책임을 피함으로써 내일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는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의 명언이 제발 그 양반에게 전해지길 빈다.  ‘모든 사람을 얼마동안 속일 수 있다. 또 몇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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