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478mm 올 때 백령도 89mm 그쳐

지난달 시간당 80㎜가량의 집중호우로 주택 5천여 채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인천에서 육지와 섬의 강우량 차이가 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물난리를 겪은 육지와는 달리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에는 평년보다 오히려 적은 비가 내려 현재까지 가뭄과 싸우고 있다.

16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31일 기상대 관측소가 있는 인천시 중구 기준으로 인천 내륙에 총 478.3mm의 비가 내렸다.

특히 시간당 80mm의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23일 하루 강우량이 85.5mm(중구 기준)를 기록했다.

당일 원도심 지역에 있는 주택과 상가 등 5천300여 채가 물에 잠겼고 52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한 달간 인천 내륙에 300.5mm의 비가 내린 것과 비교하면 59% 늘어난 수치다. 2015년 7월 인천의 강우량은 175.8㎜였다.

육지와는 달리 7월 한 달간 서해5도 강우량은 100∼170mm 안팎에 그쳤다.

서해5도 중 기상청이 강우량을 관측한 3곳을 살펴보면 백령도 89.8mm, 소청도 130mm, 대연평도 179.5mm로 육지의 30% 정도 수준이다.

섬 지역은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훨씬 적은 비가 내렸다. 올해 대연평도만 지난해(171mm)와 비슷한 양이었고, 백령도(지난해 178.4mm)와 소청도(지난해 173mm)는 작년보다 훨씬 적었다.

내륙과 비교적 가까운 덕적도(114.5㎜), 영흥도(88.5㎜), 자월도(85.5㎜) 등에 지난달 중순 많은 비가 내렸을 때도 연평도와 백령도 강우량은 17㎜와 1.5㎜에 불과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7월 인천 내륙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비가 내렸고 서해5도에는 적은 비가 내렸다"고 했다.

"올해 여름 북한에서 내려온 장마전선이 서해5도 쪽은 안 거치고 내륙 쪽으로 치우쳤다"며 "내륙과 서해5도의 강우량 차이는 장마전선의 위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해5도의 가뭄은 아직 진행형이다.

이달 10일까지 소청도 3mm, 백령도 1mm, 대연평도 0.5mm로 섬이 메말라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백령도 54.4mm, 소청도 20mm, 대연평도 11.5mm에 턱없이 못 미친다.

이런 탓에 서해5도는 올해 봄부터 이어진 가뭄이 여름까지 지속하면서 생활용수와 식수 부족에 시달린다.

소연평도는 이달 현재 매주 화·목요일 각각 1시간, 소청도 하루 1시간, 대연평도 하루 2시간 제한급수를 한다.

옹진군은 지난달에만 8차례 소연평도에 생활용수 200t, 소청도는 1.8ℓ짜리 생수 3360병을 각각 공급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옹진군 섬 지역 중에서도 근해도서에는 비가 충분히 와서 해갈됐지만, 서해5도는 강우량이 평년보다 적어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며 "농업용수는 관정 개발로 부족한 곳이 없지만 생활용수와 식수는 계속 모자라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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