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아이에게 온정을 베풀고, 명당자리를 양보하는 삼형제


겨울날, 어느 부잣집에 초상이 났다. 장사(葬事) 전날 밤 깜박 졸던 상주의 꿈에 어떤 노인이 나타나 “내 시키는 대로 한다면 집안은 대대로 복을 누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큰 화가 미칠 것이다. 장례를 끝마치기 전에는 누구에게도 물건이나 음식을 주어서는 안 된다. 내 말을 명심해라“ 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상주는 꿈의 내용이 너무나 선명하여 선조가 현몽한 것으로 믿고 가족들에게도 꿈의 내용을 알려 주고, 인부들에게는 품삯을 더 주기로 하는 대신에 장사지내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고, 조상객(弔喪客)이나 누구에게도 음식은 물론 아무것도 주지 못하게 했다.

일을 돕는 마을 사람들도 추위 속에서 지독한 상주를 원망하며 장례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찾아오는 걸인들이 음식을 좀 달라고 졸라도, 상주는 떡 한쪽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장례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음식을 챙겨 집으로 돌려보내 버렸다.
 
그러나 인부를 시켜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 걱정이 되어, 자신이 직접 뒤쫓아 가기로 하고 남아 있는 인부들에게는

“절대로 장례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마시게, 그리고 남은 것은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깨끗이 태우고 내려오시오“ 라고 단단히 부탁을 하고는,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갔다.
 
산에서는 인부들이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배고픔 것을 참으며 일을 마치고 나자 지푸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한 곳에 모아 태우기 시작했다.
 
이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위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거지 아이가 추위에 떨며 모닥불 옆으로 다가와 애원했다.
“저는, 오늘밤 얼어 죽을 것 같습니다. 제발, 그 가마니 한 장만 주십시오."
측은한 마음이 든 인부들은, 상의 끝에 헌 가마니 한 장을 아이의 몸에 걸쳐 보내고,
 
연장을 챙겨 막 내려오려는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거지아이가 가고 있던 그 자리에는 웅장한 절이 생기고, 가마니는 그 절의 대웅전에 걸려 있었다.
 
그 후 과연 그 상주 집안은 점점 몰락하고, 대도 끊기고 말았다. 그러나 거지 아이에게 온정을 베풀어주었던 인부들은 점점 살림이 늘고 자손도 번창하였으며, 절의 이름은 소나무 숲에서 생긴 절이라하여 ‘송림사‘ 라고 하였다.
 
 한편 신라 미추 왕 혹은 내물 왕 대에 아들 3형제가 부친의 묘터를 지금 송림사 자리에다 정하고.

내일 묘를 파기로 하고 집으로 왔는데, 그날 밤 맏아들의 꿈속에 백발이 성성한 한 도인이 나타나 이르기를

“내일 묘를 파노라면 어떤 사람이 나타나 소동을 피울 것이다. 그 사람을 묘를 팔 동안에는 반드시 나무에 묶어 두어야만 일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이르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다음날 삼 형제는 묘를 파러 갔다. 열심히 묘 자리를 파는데 그때 웬 낮선 사람이 나타나 소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즉시 형제들은 도인이 이른 대로 그를 잡아 나무에 묶자 그는 소리치며 죄도 없는 자기를 왜 묶느냐고 원망하자 그 맏아들은 어젯밤 일을 개의치 않고 그를 풀어 주었다.
 
그러자 갑자기 천둥과 회오리바람이 일고 반대편에 산이 생기고 그 자리에는 절이 생겨났다고 한다.

선을 행한 삼형제는 비록 원하는 곳에 부친의 묘를 쓸 수는 없었지만, 부처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부친의 산소를 새로 생긴 산의 양지바른 곳에다 모시고, 절은 소나무 숲 속 절이라하여 '송림사'라고 부르며 이 절에다가 부친의 재를 올렸는데, 이 후 삼형제의 집 안은 누대로 복을 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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