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소녀의 꽃밭 개장

광명시가 광복72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로하고 아픈 역사를 치유하기 위해 ‘평화를 위한 소녀의 꽃밭(약칭 소녀의 꽃밭)을 조성했다.

광명시는 11일 광명동굴 입구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2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광주 나눔의 집, 광명 평화의 소녀상 참뜻 계승관리위원회와 소녀의 꽃밭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광주 나눔의 집 이옥선(91)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소녀의 꽃밭 청소년 기획단, 시의원 등 100명이 참석했다. 

소녀의 꽃밭은 광명동굴과 광주 나눔의 집에 각각 조성되며 광명동굴 소녀상 옆에는 고(故)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 ‘못다 핀 꽃’에 등장하는 목련나무와 함께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서흥구절초, 벌개미취, 부처꽃, 층꽃 등 우리나라 야생화 10여 종이 식수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는 “소녀상 옆의 예쁜 꽃들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감회가 새롭다”며 “일제시대의 피해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하루빨리 사과하고 적정한 배상을 해야 역사가 바로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정부가 올해부터 8월 14일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로 지정하는 등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어 다행스럽다”며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37명이 생존해 계신데, 소녀의 꽃밭 조성을 계기로 할머니들 생전에 아픈 역사가 하루 빨리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향후 전국 70여개의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소녀의 꽃밭’이 조성되도록 관련 지자체 및 기관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범국민적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광주 나눔의 집에 건립될 기념관과 추모관에도 소녀의 꽃밭을 조성하며 이를 위해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국민성금 모금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양기대 시장은 “국내외에 70여개의 소녀상이 있는데 일부에서는 훼손되거나 방치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며 “할머니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꽃 한 송이로 소녀상을 지켜주겠다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녀의 꽃밭 조성을 위해 지난 7월 27일 평화의 소녀상 청소년 지킴이 등 광명시 청소년이 주축이 된 ‘소녀의 꽃밭 청소년 기획단’이 출범했으며, 조경 전문가, 캘리그래피 전문가 등과 함께 시민주도형 프로젝트로 추진돼 왔다.

기획단에 참여한 우영수 학생(광명고 2학년)은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우리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는게 중요하고 소녀의 꽃밭이 할머니들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쉼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를 앞두고 청소년 기획단이 영상편지와 손편지를 통해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공개적으로 초청하기도 해 영부인의 참석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으나 최근의 국제정세 등을 고려해 불참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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