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물량 1만여가구…"시장 급랭 불가피"

시내 전역이 사실상 재건축 현장인 경기도 과천시가 정부 8·2부동산대책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번 대책에서 과천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재건축 중이거나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이 지역 많은 아파트 단지의 조합원 지위, 즉 '입주권' 거래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건축에 따른 가파른 아파트 가격 상승이 결국 '투기과열지구'라는 강력한 조치를 불러온 셈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조합설립인가 이후 전면 금지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내려가는 등 20개 가까운 규제가 동시에 적용된다.

지역 부동산 업계와 주민들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과천시에 따르면 시내 아파트 12개 단지 중 오래전 재건축한 2개 단지(주공 3단지, 11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단지(1만여 세대)가 현재 재건축 중이거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 중인 5개 단지(주공 1단지, 주공 2단지, 주공 6단지, 주공 7단지, 주공 12단지)로, 입주 가구가 현재 5천여 가구에서 7800여 가구로 늘어날 예정이다. 주공 4·5단지 등 나머지 5개 단지(4600여 세대)도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했거나 할 계획이다.이들 주공아파트 단지 외에도 지난 5월 주암동 장군마을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설립돼 본격적인 재개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같이 사실상 시내 전역에서 재건축·재개발이 추진되면서 과천지역 집값은 그동안 '자고 나면 올라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 분양한 주공 7-2단지의 일반 분양가는 3.3㎡당 평균 2678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분양이 예상되는 나머지 대부분 단지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과천 A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7-2단지는 1층도 프리미엄이 1억씩 붙을 정도로 값이 많이 올랐다"며 "아직 분양 전인 재건축 아파트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3.3㎡당 분양가가 3000만∼3300만원에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면 기존 아파트 가격도 이에 맞춰 다시 상승하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정부 발표 부동산대책으로 이같은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 및 기존 주택 거래가는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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