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으로 그랑프리서 값진 준우승…엔트리 보강·세터 발굴 과제

독일 꺾고 환호하는 여자배구 대표팀

6월에 남자배구가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기쁨을 안겼다면, 7월에는 여자배구가 배턴을 성공적으로 물려받았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막을 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결승에서 폴란드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두 차례나 폴란드를 꺾고 1위로 4개 팀이 겨루는 결선 토너먼트에 올랐으나 체력 한계를 딛지 못하고 우승 목전에서 아쉽게 주저앉았다.

부상 선수가 속출한 탓에 14명의 엔트리를 다 채우지 못하고 12명만으로 대회를 치렀다. 선수들은 혼연일체로 똘똘 뭉쳐 뛰었으나 이 인원으로 결승까지 11경기를 치르기엔 벅찼다.

1∼2주 차 경기를 불가리아, 폴란드 등 유럽에서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와 3주 차 경기를 벌인 대표팀은 다시 체코로 넘어가 결선 토너먼트를 준비했으나 시차 적응에 고전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특히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5세트 혈전을 치른 터라 결승에서 체력 고갈은 더욱 두드러졌다.

그간 펄펄 날던 주포 김연경(중국 상하이)의 타점 높은 공격은 폴란드와의 결승 3세트 막판 번번이 상대의 가로막기에 차단당했다.

2그룹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으나 대표팀은 세대교체 와중에도 한국 배구의 저력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별리그에서 불가리아에 발목을 잡히긴 했지만, 전체 9경기 중 8승을 올리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독일과의 준결승에선 두 세트를 먼저 주고 나머지 3세트를 따내는 무서운 뒷심으로 대역전극을 일궜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한 세대교체로 전력이 아직은 불완전하고, 협회의 예산 부족으로 그랑프리 대회에 3년 만에 출전했음에도 한국 여자배구의 국제경쟁력이 아직은 쓸 만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대표팀은 8월 1일 귀국해 잠시 여독을 푼 뒤 8월 9일부터 17일 필리핀 라구나에서 열리는 제19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도쿄 올림픽 출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2019년 아시아선수권대회의 시드를 받기 위해선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 한다.

현재 비어 있는 엔트리 2자리를 서둘러 메우는 게 숙제다.

은퇴한 이숙자, 김사니의 뒤를 이을 주전 세터를 발굴해 확정하는 것도 큰 과제다.

염혜선(IBK기업은행)과 이소라(한국도로공사)가 번갈아 볼을 배달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공격수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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