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천과 서울을 잇는 경인선 일부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중단되고 지하철 공사장에 근로자 7명이 갇혔다가 구조됐다.

시내 주택가 저지대와 일부 도로는 물에 잠기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23일 오전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표류중인 레져보트를 해경이 구조하고 있다.

수도권기상청 인천기상대와 인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호우경보가 발효된 이 날 인천 지역에는 오전 6시 15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낮 12시 현재 부평 92mm, 영종도 85.5mm, 서구 공촌동 62mm, 강화군 양도면 80.5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특히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에 중구 영종도에 시간당 74.5mm, 서구 공촌동에는 시간당 54.0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한 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도권 전동차와 지하철 공사장 등지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오전 9시 20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역에 낙뢰로 인한 신호 장애가 발생해 인천역∼부평역 양방향 경인선 전동차 운행이 중단됐다.

오전 9시 30분에는 인천 부평역 선로 일부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코레일은 신호 장치를 복구하고 선로에서 물을 빼내 사고 발생 27분 만인 오전 9시 47분께 양방향 전동차 운행을 모두 재개했다.

이날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서울지하철 7호선 공사 구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7명이 150∼300m 깊이의 지하에 갇혔다가 1시간 만에 구조됐다.

        23일 오전 물에 잠긴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도로일대.

사고 당시 50cm가량 물이 차오른 공사장 지하 150m 지점에 2명, 300m 지점에 5명 등이 고립됐다.

150m 지점에 고립된 작업자 2명은 오전 10시 55분께, 300m 지점에 고립된 작업자 5명은 오전 11시 29분께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차례로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구조된 7명 모두 다친 곳이 없어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내 주택가 저지대와 일부 도로에도 물이 들어차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시 재난상황실은 이날 정오까지 접수된 주택 침수 피해는 총 79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평구가 43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 22곳, 남구 9곳, 동구 5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일어났다. 동구 내 상가 1곳도 침수됐다.

남구 승기사거리(옛 동양장사거리) 일대 도로는 침수돼 물에 잠긴 차량이 속출했다.

부평역 인근과 남동구 만수·도림동 일대 시내 도로가 물에 잠겨 시민들이 바지를 걷어 올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수도권기상청은 이날 정오를 기해 인천에 내린 호우경보와 강화군에 발효했던 호우주의보를 각각 해제했다.

수도권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5mm가량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인천에는 오전에 큰비가 다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후에는 흐린 날씨 속에 빗방울이 약하게 떨어지는 정도로 더 비가 내리다가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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