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울산·수원·제주·서울·포항 선수들 점검

▲ 12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의 경기 (연합뉴스 제공)

 '누가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있을까.'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의 '특급 소방수'로 나선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란 및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 10차전에서 활약할 K리그 선수 점검에 집중하면서 그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모범생'들의 면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9라운드 전북 현대-울산 현대 경기를 시작으로 9일에는 폭우 속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제주 유나이티드전을 관전했다.

12일에는 김남일 코치를 대동하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FC서울-포항 스틸러스 경기를 지켜봤다.

3차례 K리그 경기 관전을 통해 신 감독은 전북, 울산, 수원, 제주, 서울, 포항 등 K리그의 주요 6개 클럽 선수들의 기량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신 감독의 K리그 관전은 이번 주말에도 계속된다.

그는 15일 포항으로 이동해 포항-수원전을 보고, 이튿날 상주로 자리를 옮겨 상주 상무-전북전을 점검한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신 감독은 전북과 수원 경기를 한 번 씩 더 봐야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신 감독은 9일 수원-제주전을 봤지만 엄청난 폭우 때문에 선수들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 했고, 전북은 대표팀 자원이 많아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이번 주말부터는 코칭스태프를 총가동해 K리그 클래식 전 경기를 점검할 태세다.

◇ '저 아직 건재합니다!' = 신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변신해 처음 찾은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스타군단' 전북이 가장 힘을 냈다. 전북은 신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울산을 무려 4-0으로 대파했다. 이날 전북에서는 이승기, 이재성, 김신욱, 로페즈가 골맛을 봤다.

김신욱은 그동안 대표팀 사령탑들에게 '계륵' 같은 존재였다. 김신욱은 196㎝의 장신에 발기술도 좋아 제공권 확보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면 선수들이 김신욱의 머리만 보고 롱볼을 올리는 상황이 반복됐고, 김신욱도 공중볼 다툼에 지쳐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김신욱은 울산전에서 프리킥으로 시즌 8호골을 장식했다. 국내 선수로만 따지면 득점 1위인 양동현(포항·13골)에 이어 두 번째 다득점이다.

김신욱은 오는 16일 상주 원정을 통해 또다시 신 감독에게 머리뿐만 아니라 발도 잘 쓴다는 점을 어필할 기회를 잡았다.

지난 2014년 2월 이후 태극마크와 작별한 전북의 미드필더 이승기도 신 감독 앞에서 시즌 1호골을 장식했고, 부상에서 복귀한 전북의 오른쪽 날개 이재성도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슈틸리케호에서 잠시 왼쪽 날개로 기용됐던 수원의 김민우도 '난적' 제주를 상대로 결승골 터트려 대표팀 재승선의 희망가를 불렀다.

◇ '아쉽지만 기회는 있다' = K리그 득점 선두인 양동현(포항)은 12일 서울전에 출격했지만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서울에서 뛰는 대표팀 자원인 윤일록도 신 감독에게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울 선수들은 포항의 골키퍼 강현무의 '선방쇼'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양동현은 재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었다. 신 감독이 15일 포항-수원전을 보기로 계획해서다. 더불어 수원의 '노장 공격수' 염기훈도 신 감독 앞에서 왼발 크로스 능력을 다시 한 번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염기훈은 윤일록과 함께 이번 시즌 도움 6개로 최다 도움을 기록 중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신 감독의 말에 기운을 얻은 전북의 '라이언킹' 이동국도 16일 상주-전북전을 통해 신 감독 앞에서 재평가를 받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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