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남동경찰서 경무계 경장 김은식

몇 년전 필자의 어머니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딸이 현재 교통사고가 났다. 뼈가 부러진거같다. 피를 철철 흘리고 있다, 딸을 데려가려면 돈을..”이라고 말하는 순간 필자의 어머니는 전화를 끊어버렸고, 아르바이트 중인 필자에게 전화를 하여 현재 행적을 물어 안전함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보이스 피싱이었다. 

당시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전화기 너머로 여자 목소리로 펑펑 울면서 “엄마 살려줘”라는 말이 들렸고,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패닉 상태에 빠져 끊고 당장 딸의 안부를 물어야겠다는 생각뿐이 안들었다고 한다. 딸이 안전하게 있다는 말을 듣고 난 후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안정될 수 있었다고 한다.

누구나 무방비 상태에서 이와같은 전화를 받으면 당황하고 놀라 몸과 머리가 모두 ‘얼음’이 돼버린다. 그리고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노리는 것은 대상자의 이러한 패닉상태이다. 
 
나 아닌 누군가가 보이스 피싱에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왜 당하지? 바보인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본인이 그 상황에 처하면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보이스 피싱에 낚이지 않을 수 있을까? 이미 보이스 피싱을 당했다는 많은 사례와 이것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잘 나와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보이스 피싱 피해 사례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전화해 “본인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본인의 자녀가 납치를 당했다” 또는 “사고가 났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심장이 내려앉으면서 머리가 새하얗게된다. 누구나가 그럴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낚이지 않아야 보이스 피싱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낚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우리 주변에 많이 알려져 있는 보이스 피싱 관련 내용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것이 아니고, 그 내용을 읽으면서 인지하고 머릿속으로 떠올려볼 수 있게 꼼꼼하게 보아야한다. 이러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서 ‘이런 상황에서 내가 이렇게 대처하겠다’라는 나만의 대처 방안을 만들어야한다.

그래야 실제로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내가 생각한대로 행동할 수 있고 보이스 피싱에 낚이지 않을 수 있다. 내 재산은 내가 지켜야한다. 누구도 대신해서 지켜줄 수 없다. 내가 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주의하고 또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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