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와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코치진 김남일 등 염두"

▲ 러시아 월드컵 본선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축구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신태용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대표팀 운영에 대한 계획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태용(47)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6일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서 내 한 몸 불살라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신 감독은 이날 오전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힘든 시기에 감독 맡게 돼 저한테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힘든 시기에 저를 믿고 맡겨주신 협회 기술위원들과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내년 브라질월드컵 본선까지 축구 대표팀을 이끌게 되는 신 감독은 "월드컵 9회 연속 진출해야한다는 신념 하에 남은 (최종예선) 두 경기에 모든 것을 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는 부상한 기성용, 손흥민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해보고 있다면서 "최고의 선수들과 남은 두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치진 구성에 대해 김남일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신 감독과의 일문일답.

-- 감독 계약 기간이 짧은데

▲ 계약기간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기간보다도 우리나라가 9회 연속 (본선에) 진출해야한다는 신념 하에 이번 두 경기에 모든 것을 올인할 것이다. 월드컵 나가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 협회에서 계약기간(연장 등)도 따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약기간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 기성용, 손흥민 선수가 부상했는데, 젊은 선수 중에 대체 선수 뽑을 가능성은 없나.

▲ 두 선수가 부상으로 재활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직접 통화도 했다. 선수들의 재활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한다. '두 선수 안 나온다고 해서 어린 친구 발탁한다' 그럴 수도 있지만 일단 최고의 선수들도 남은 경기를 치르겠다.

-- 선수 선발 원칙은.

▲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이 믿었던 선수를 그냥 쓰지는 않겠다. 나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을 뽑을 생각이다.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은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전제하에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

해외파라고 반드시 뽑히는 것도 아니다. 당시 최고의 기량과 경기력을 가진 선수들을 뽑고 경기에 나가지 못해도 신태용 축구에 맞고 팀에 필요하면 뽑겠다. K리그 수준이 결코 낮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안 되면 다 K리그 선수로도 갈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고, 이길 수만 있다면 모든 리그 망라해서 좋은 선수 뽑아서 경기 나가겠다.

-- 코치진 선발은. 설기현·전경준·김남일 발탁 가능성 있나.

▲ 갑자기 감독 선임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여러 각도에서 코치를 찾고 있다. 감독과 같이 갈 수 있는 코치를 찾고 있다.

설기현 코치하고는 아직 통화를 안 해봤다. 전경준도 좋은 코치고, 김남일 코치도 머리 안에 들어와 있는 코칭스태프 중에 하나다. 여러 각도에서 풀을 만들어보고 조직 돌려보고 하고 있다.

코치는 감독의 보좌만 한다는 시대는 지났다. 감독과 같이 할 수 있는 분을 영입해서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감독이 생각하지 못했던 전술·전략, 충언을 해줄 수 있는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겠다.

--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경기 태도, 자세에 대한 지적도 나왔는데 대표팀 동기 부여 방안이 있다면.

▲ 슈틸리케 감독 오기 전부터 선수들하고 이미 얘기를 하면서 (감독대행으로) 두 경기 같이 해봤고, 코치로서 선수들과 같이 몸을 부딪치며 훈련했기 때문에 현 대표팀 선수들과는 다 막역한 사이다. 선수들 개개인 성격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잘 다가가서 동기 부여를 함으로써 경기력을 극대화할 생각이다.

-- 손흥민 활용방안은.

▲ 손흥민이 토트넘에서는 잘했는데 대표팀에선 좋은 모습을 왜 못 보이나 하는 지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손흥민에 대해 상당히 좋은 선수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슈틸리케 감독이 활용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생각하고 있어서 이전보다 손흥민의 움직임이나 활용도가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남은 두 경기, 본선 전략은.

▲ 본선에 가서 어떤 축구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두 경기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가면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준비하겠다.

(수비 안정화와 관련해서는) 최고의 선수들로 수비진을 구성할 수 있다. 수비 조직력만 잘 다듬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선수를 뽑아 조직력을 다듬으면 된다.

-- 그간 대표팀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다.

▲ 지나간 감독에 대해서 얘기하긴 그렇지만 전술 부재가 문제지 않았나 생각한다.

소통에 있어 무엇이 문제인지 잘은 모르겠다. 코치로서 선수들과의 소통에도 지장이 없었다. 슈틸리케가 외국인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과 눈높이 맞추면서 소통 끌어내겠다.

-- 감독 선임 연락 받은 후 어떤 생각했나.

▲ 국가대표팀 감독이 감독의 꽃이지 않나 생각한다. (당시 기술위) 회의가 끝나면 12시 정도 전화 오겠지 했는데 안 와서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1시 반 정도 협회 전무 전화를 받고 속으로 '신태용 화이팅'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월드컵 못 나간 것이 평생 한이었다. 선수로서 월드컵 못 나간 것, 감독으로 나가서 더 높은 곳으로 가도록 이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원정 16강 진출보다 더 위까지 가도록, 선수 때 못해본 경험을 하면서 높이 비상하려고 한다.

한국 축구가 절체절명 위기라고 생각하지만 위기보다는 희망을 볼 수 있다고 응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까지' 말고 같이 뭔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질타를 달게 받겠지만 경기 전까지는 힘을 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