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극복해야 할 문제 언급, 사회갈등관리법 제정 추진 가속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가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파행됐다는 우려가 나오자 "우리가 이런 일은 정말 잘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회 상임위원장단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김 의원은 오찬장에서 "미 2사단은 한국전쟁 때 7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부대다. 한미연합사령관과 8군사령관이 다 있는 자리에서 갑자기 가수들이 노래도 못하고 울면서 무대에서 내려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부친이 6·25 당시 흥남 철수작전 때 월남했다고 전한 뒤 피란민을 군함에 태우도록 미군을 설득한 김백일 장군의 예를 들면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김백일 장군이 군 내부에서는 아주 유능한 분이었는데 일본 육사를 나왔기 때문에 친일파로 몰렸던 것 같다"며 "그분의 동상을 거제도에 세우려고 했는데 못 하게 했다. 우리가 이런 일은 정말 잘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의원이 미2사단 콘서트 현장에 있었던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위로 전화를 권하자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의원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사회갈등관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자 "지금은 국가가 갈등의 한 당사자가 돼, 더 어려운 측면이 많다. 제3의 기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치 않으냐고 본다"고 말했다고 김 의원이 밝혔다.

배석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성주 일부 주민의 반대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가동을 위한 유류반입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김 의원이 지적하자 쪽지에다 '유류반입 문제'라고 적으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일본 관광객이 한국에 오고 싶어도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이야기했다는 언급이 나오자 "이 문제를 잘 살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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