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환기·졸음쉼터 이용 필요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느라 정면을 주시하지 못해 교통사고를 많이 유발하는 ‘스몸비(Smombie)’에 빗대어 도로 위에서 주행하는 졸음운전자를 ‘드롬비(Drombie)’로 지칭하며,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드롬비 교통사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롬비는 ‘운전자(Driver)또는 주행(driving)과 좀비(Zombie)의 합성어.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2~3초만 졸음운전을 해도 100여m 눈을 감고 주행하는 것과 같다. 졸음을 참지 못한 운전자가 고개를 떨구는 순간, 앞 차량과 충돌하거나 차선을 넘어 대형사고를 유발하기 십상이다. 졸음운전을 하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주행 중인 속도 그대로 사고가 나기 때문에 더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 등의 2013~2015년 교통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졸음운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봄철이 아니라 여름 휴가시즌인 7월과 8월이다. 7, 8월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는 각각 247건과 239건으로 3월의 212건보다 30건 이상 높은 수치다. 한편 2016년 한 해동안 국내에서 2,433건의 졸음운전 교통사고가 발생, 98명이 사망하고 4,899명이 부상 했다.

여름철에 졸음운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운행 전날의 과음과 과로, 체력저하와 수면부족 및 수면 질의 저하, 만성피로, 식사 후의 식곤증 등 졸음운전의 일반적인 원인과 함께, 무더운 날씨에 따른 차량 내 장시간 에어컨 가동이 여름철 졸음운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도로교통공단 오주석 연구원은“여름철의 경우 휴가를 즐기기 위한 장거리 주행이 많은데다 무더위와 열대야 등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창문을 닫은 채 장시간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차량 내부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고 뇌에 전달되는 산소량이 부족하여 두통과 졸음,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사도 자신의 눈꺼풀을 못 들어 올린다”는 말이 있듯이 졸음운전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고 예방이 최고의 상책이다. 여름 휴가철 주행은 고속도로에서 많이 이뤄지고 가족과 친구 등 동승객이 많아 차내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졸음운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특히, 고속도로는 도로의 교차나 보행자가 없는 단조로움 때문에 장시간 운전 시 졸음을 느끼기 쉬운 만큼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자주 순환시켜 주고 최소한 2시간 마다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한 피로감이 찾아오면 무리한 운전을 자제하고 휴게소나 졸음쉼터 등 안전한 곳에서 차를 세워놓고 10~20분이라도 토막잠을 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 연구원은 “운전하다가 졸리면 보통 음악을 듣거나 껌을 씹으면서 졸음을 쫓으려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이라면서 “졸음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졸음이 올 경우 졸음쉼터나 휴게소를 이용해 잠시라도 쉬어가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