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부지런하게 일하고 절약하여 구두쇠라는 말을 들어

조륵선생(1649~1714)은 조선 인조때 증부 참봉 조유증(趙惟曾)의 넷째 아들로 음성군 금왕읍 삼봉리에서 태어났으며 선생의 생가 가 있다.

선생은 평생을 부지런하게 일하고 절약하여 구두쇠라는 말을 들으면서만석군의 재산을 모았다.
 
또한 경상 전라 지방의 관리들이 선생의 공을 조정에 상소하여 정3품에 해당하는 가자(加資)의 벼슬이 하사 되었으나

선생께서는 내 남은 재산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 주었을 뿐인데 그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냐며 끝까지 벼슬을 사양했다고 한다.

평생 동안을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자신이나 후손들이 호의 호식 하지않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에게 아낌없이 도와 주었던

선생의 근검 절약정신과 자선사업의 행적은 우리고장의 자랑이라 하겠다.

후손들에 의해 충주시 신니면 대화리 화치마을 뒷산 중턱 조륵선생의 묘소에 자린고비 정신이 담겨저있는

묘비가 세워저 그의 높은 뜻을 후세에 기리고 있으며 지금도 선생에 대한 많은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절인굴비의 설화는 조륵이 제사를 지내고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놓고 쳐다보면서 식사를 했다는 대목까지 만들어졌다.

아들이 굴비가 먹고 싶어서 여러 번 쳐다보자 짜다고 야단을 치는 모습은 절약정신이 얼마나 몸에 배어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어질다는 것이야. 공자는 어질다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이라고 했는데 쓸데없는 체면 때문에 자선을 베푸는 것은 돈을 낭비하는 첫 번째 길이야”조륵은 마을 사람들에게 항상 그렇게 말했다.

“두 번째는 무어요?” 마을 사람들이 조륵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예의라는 것이다. 누가 나에게 선물을 하면 나도 선물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남에게 선물을 받고 갚지 않아야 돈을 모으지 허장성세로 저쪽에서 선물을 했다고 이쪽에서도 선물을 하면 어떻게 돈을 모으겠나?”
그 말에 마을 사람은 혀를 내둘렀다. 확실히 조륵은 체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염치없는 짓이라도 서슴지 않았고,
마침내 음성 지역 일대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었다. 하루는 전라도의 구두쇠가 찾아왔다.

“선생, 나도 전라도에서는 소문난 구두쇠올시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구두쇠가 되어야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까?
그 비결을 배우려고 천릿길을 왔으니 가르쳐주십시오.”전라도의 구두쇠가 넙죽 절을 하고 조륵에게 물었다.
“손님, 그러면 나하고 같이 나갑시다.”

조륵은 전라도 구두쇠를 데리고 집을 나와 충주 탄금대로 가기 시작했다.
음성에서 충주까지는 1백리가 넘는다. 전라도 구두쇠는 신발을 아끼기 위해 신을 벗어 한 짝은 들고 한 짝을 신고 있었다.

그는 교대로 신발을 신고 갔다. 그런데 음성의 구두쇠 조륵은 아예 신발 두 짝을 모두 들고 걸어가고 있었다.
전라도 구두쇠는 조륵이 맨발로 걷는 것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충주 탄금대에 이르렀다. 탄금대는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탄 곳으로 유명하기도 했고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왜군을 맞아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곳이기도 했다.

탄금대 정상에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있었다. 조륵은 강물이 시퍼렇게 굽이쳐 흐르는 강물 쪽으로 뻗은 소나무가지 앞에 가더니 전라도 구두쇠를 보고 말했다.

“손님은 저 소나무 밑에 가서 두 손으로 가지 끝에 매어 달리시오 그럼 내가 돈을 버는 비결을 알려 드리겠소.”
조륵말에 전라도 구두쇠는 두려워하면서도 그가 시키는 대로 했다.
“이제는 한쪽 팔을 놓으시오.”“아니, 그러면 저 시퍼런 강물에 빠져 죽지 않습니까!”
전라도 구두쇠가 울상이 되어 말했다. 탄금대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다 강물이 시퍼렇게 굽이쳐 흐르고 있었다. 아차하면 죽는 순간이었다.

“그러면 이제 올라오시오.”

전라도 구두쇠는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절벽에서 올라왔다.

“손님, 들어보시오. 거부가 되려면 예사로운 구두쇠 정도로는 안 됩니다.지금 손님이 나무 가지에 매달려서 죽게 되었을 때의 그 순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손을 놓으면 죽으니까요. 그러니까 만사를 죽기를 각오하고 실행한다면 목적한 일을 달성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 돈을 아끼는 것도 죽을 각오를 하고 아껴야한다는 말이오. 그것이 돈을 버는 방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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