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공사중단" vs 지역주민 "숙원사업"

인천 중구 송월동 동화마을 일대 2000㎡에 자리잡고 있던 근대건축물 철거를 놓고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숙원사업인 주차장 시설을 주장'하는 지역 주민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20여 개 시민단체는 " 이 지역 건물이 근대건축물로 역사적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채 주차장 조성을 위해 철거됐다"며 철거계획 철회를 중구에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인천시는 이들 건물이 등록문화재 추진 대상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던 탓에 시와 문화재청 모두 상황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하고 뒤늦게 현장을 찾았지만 이미 대부분 철거가 돼 우선 중구에 공사중지를 요청한 상태다.

이렇듯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자 중구 송월동 주민 권오동씨(동화마을협동조합 이사), 김덕구씨(중구체육회 수석부회장), 정경진씨(송월동) 등 주민 대표 20여명은 1일 중구청에 몰려와 "도시관리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진행 중인 주차장 조성이 중단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 건물은 1902년에 건립된 붉은 벽돌의 3개 건물로  세제·비누제조업체인 '애경'의 모기업이 1912년 비누공장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이들 건물이 인천지역 '공단의 시초'로 가치가 있다"며 철거계획 철회와 학술조사 진행을 관할 중구에 촉구했었다.

하지만 중구는 “이들 건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보존 명분이 없다”며 “관광지 에 흉물로 방치돼 보존 명분이 없다"며 철거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대표들은 중구가 관광벨트 중심지인 차이나타운 활성화를 위해 오래 전부터 숙원사업으로 건의해 2016년 4월 도시관리법에 따라 주차장 시설로  결정되기까지 근대건물로 보존가치가 없어 지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구 관계자 역시 "옛 애경사 건물은 벽이 오래돼 흉물로 남아 인근 주민들이 도시정비차원에서 철거를 원했었다"며 "이미 계약을 끝냈고 벽돌 재활용도 어렵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철거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주민대표 정씨(66.북성포구발전추진위원장)는  "이 지역이 노후된 건물 터에 각종 쓰레기 더미로 변하기 일쑤고 얼마 전에 화재가 발생한 데다 건물안은 우범화 된지가 오래다"며 "근대건축물 지정조차 되어있지 않은 건물을 일부 시민단체가  근대건축물 보존 운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타당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이 건물은 70%가 철거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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