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뮤직 어워즈' 수상 기자회견…"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고파"

 "우상이던 아티스트와 함께 후보에 오르고 수상해 아직 믿기지 않아요.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영광이었습니다."

7인조 그룹 방탄소년단이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2017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가 상을 받은 것은 2013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 비디오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이며 그룹으로는 처음이다.

빌보드 트로피를 공개한 방탄소년단은 "우리 팀이 호명되기 전부터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며 "많은 팝스타의 무대를 보면서 즐길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지민은 "랩몬스터 형이 수상 소감을 영어에 이어 한국어로 말할 때 저도 옆에서 해보고 싶었는데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다"며 "다음에 또 이 자리에 오면 한국어 가사로 노래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멤버들은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은 팬들이 만들어준 상이다. 영광스런 자리에 서게 해준 아미에게 감사드린다"며 "또 선배들이 K팝의 길을 열어줬기에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후배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성공비결로 진심을 담은 음악과 칼 군무 등의 콘텐츠와 꾸준히 SNS로 소통하는 점을 꼽았다.

미국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거창한 목표보다 우리가 계속 해온 음악을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서 팬들과 소통을 열심히 할 것"이라며 "한국 가수이니 계속 한국어로 랩하고 노래하는 게 우리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빌보드 뮤직 어워즈' 레드 카펫과 외신에서 큰 호응을 얻었는데.

▲ 시상식 전 '마젠타 카펫 라이브'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터져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매체들의 부스가 있었고 요청한 곳에서 순서대로 인터뷰를 했다. 생각보다 10배 이상의 미디어 반응을 얻었다.(랩몬스터)

-- 랩몬스터의 영어 소감 중 '러브 유어셀프'란 말은 뭘 뜻했나.

▲ 나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지탱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를 사랑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수상 소감에 넣었다.(랩몬스터)

-- 함께 후보에 오른 저스틴 비버보다 '이것만은 강점이다' 하는 것이 있나.

▲ SNS에서 소통하는 빈도수는 우리가 높지 않을까. 일상을 공유하는 부분은 우리가 강할 듯하다. 궁금해 하는 팬들을 위해 꾸준히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있다.(멤버들)

-- 성공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 음악으로 우리의 얘기를 한다는 것과 파워풀한 안무, 차근차근 성장한 것을 팬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 또 멤버들끼리 눈만 봐도 통하는 팀워크와 '케미'다.(진)

▲ 우리가 음악을 만들 때 진심으로 느끼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여러 차례 강조하는 키워드가 진심과 소통이다. 아울러 팝에 가까운 트렌디한 음악 사운드에 칼 군무가 결합돼 해외 팬들이 보기에 못 보던 그림일 수 있다. 또 팬들이 한국어 가사를 각종 언어로 실시간 번역해줘서 해외 팬들이 쉽게 유입되는 것 같다.(랩몬스터)

-- 방탄소년단이 해외 시장에서 '포스트 싸이'에 대한 갈증을 풀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수상 이후 싸이의 성공 방식과 비교되기도 했는데.

▲ 싸이 선배의 성공은 뮤직비디오와 콘텐츠의 폭발적인 인기가 전세계적으로 번져서 신드롬이 한번에 왔다. 드라마틱하고 멋진 케이스였던 것 같다. 우린 SNS 상에서 꾸준히 콘텐츠로 소통하며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진심을 보여준 게 결합해 미국에서도 팬덤이 커지며 영향력이 생겼다. 그래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도 받았다. 뮤직비디오가 드라마틱하게 대박이 난 싸이 선배와 우리의 성공 스케일은 비교할 수 없지만 우린 팬덤이 점차 확장되면서 조금씩 빛을 발한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어필하면 뭔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기에 앞으로도 팬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보여드릴 계획이다.(랩몬스터)

-- SNS 관리를 어떻게 하나. 멤버 개인이 아닌 팀 계정만 있는데.

▲ 수상 이후 많은 분들이 우리의 SNS를 분석해주셨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진심을 다해 소통하고 싶어서 데뷔 전부터 SNS를 했다. 그런 마음을 잘 알아봐주신 것 같다.(슈가)

▲ 데뷔 때부터 팀워크를 강조해 팀 계정만 사용한다. 팬들과 자주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팬들은 우리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해 한다. 소소한 사진과 영상으로 소통하고 있다.(지민)

▲ 오랜만에 우리 데뷔 전 영상 일기인 '방탄 로그'를 다시 봤는데 쑥스러웠다. 당시 느낀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자 올렸는데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열심히 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정국)

-- 미국 진출 계획은.

▲ 좋은 반응에 감사하고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 진출 같은 거창한 목표보다 우리가 계속 해온 음악을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서 팬들과 소통을 열심히 할 것이다. 한국 가수이니 계속 한국어로 랩하고 노래하는 게 우리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고 자신도 있다. 2013년 데뷔 시절로 돌아가 생각하면 지금 거창한 목표를 잡기보다 우리가 해온 것을 열심히 하는 것임 우리의 방식이다.(랩몬스터)

-- 해외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계획도 있나.

▲ 체인스모커스가 리허설에 초대해줬는데 신기했다.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다.(슈가)

▲ 셀린 디옹을 좋아하는데 쇼에 초대해줬다. 하지만 스케줄이 바빠 못 가서 아쉬웠다.(뷔)

--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4회 연속 진입했는데 이후 빌보드에서의 목표는.

▲ 싱글 차트인 '핫 100'에 드는 게 목표이다. 1등을 말하는데 우린 요행을 바라면 안 될 것 같다. 예전부터 조금씩 올라와서 여기까지 겨우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자고 일어나 1등을 하거나 뮤직비디오가 10억 뷰가 되는 걸 바라지 않고 꾸준히 하면 '핫 100' 1위를 꿈꾸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랩몬스터)

▲ 꿈은 높이 가지려 해 욕심은 있지만 조급해 하진 않는다. 차근 차근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게 목표다.(슈가)

-- 데뷔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아니다. 힘들었던 순간은.

▲ 데뷔 1년 전 지민이와 강변역을 따라 걸으면서 '여기에 다시 올 때는 성공해서 오자'고 말했다. 5년 전 기억이 떠올라 얼마 전 다시 걸어봤다. 한번은 데뷔 전 기획사 앞 편의점에서 제이홉과 과자를 먹으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서 먹고 살겠나'란 대화를 나눈 적도 있다. 하하.(랩몬스터)

▲ 참 걱정 많았고 미래에 불안감이 있던 시절이 많아서 돌이켜보니 눈물 날 것 같다.(슈가)

-- 중소기획사에서 성공한 롤 모델로 꼽히는데.

▲ 롤 모델이라고 할 때마다 얼떨떨하다. 그런 선배가 됐다고 하니 헛 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콘텐츠가 좋으면 SNS를 통해 알려져 K팝 가수가 빌보드에서 상을 받는 시대가 왔으니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롤 모델로 삼아줘 감사하다.(슈가)

▲ 계속 한국어로 노래하면서 소통할 것이다. 성장하면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내일부터 일본 투어가 시작된다. 또 하반기에 많은 분들의 예상을 뒤엎는 멋진 곡으로 돌아오겠다.(랩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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