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중구소방서 연안119안전센터 소방사 김두섭

소방관으로서 화재출동을 나가다 보면 답답한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다.  

한시바삐 현장으로 출동해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지만 마음만 앞서갈 뿐 몸이 앞서 갈수가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경우가 많다. 도로의 교통체증이 우리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할뿐이다. 
 
비단 교통체증만이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것이 아니다.
  
꽉 막힌 도로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사이렌을 울리고 각종 경광등을 작동한 채로 달리고 있는 소방차를 추월하는 차, 출동로를 막고 있는 차, 끼어드는 차 등등 상식적으로 소방차가 화재가 발생해 출동하고 있는지를 알면서도 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하는 운전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글쓴이도 화재출동을 나가면서 이러한 상황을 겪어보았기에 더 마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화재출동 시 신속한 현장 도착이 화재의 물적, 인적 피해의 최소화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지만 출동과정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이 있기에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도로교통법에서는 “모든 자동차는 긴급자동차가 접근하는 경우에는 피하여 도로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 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지켜지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이 갈 길만 가고 더 빨리 가려고 하는 일부 운전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출동이 늦어지면서 화재 발생 피해자들의 마음이 더 타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 피해자가 당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단순히 화재라는 것이 물질적 피해뿐만 아니라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도 있기 때문에 소방차 양보운전을 하는 것이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도움을 준 것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도상으로 문제점이 개선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제도가 있기 전 개개인 스스로가 생각해보길 바란다.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무리 홍보가 많이 된들 스스로가 의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내 옆에 지나가고 있는 소방차가 어느 한사람의 생명을 구하러 가고 있는지를 한번만이라도 더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소방차에 대한 양보운전을 하는 것이 작은 일이겠지만 나 자신과 우리이웃 더 나아가 국익에 우선이 되는지를 인식하고 소방차 길 터주기를 적극 실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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