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만큼은 상대에 집중, 개성도 확보"…기부로 의미 더하기도

(연합뉴스 제공)

수천 명의 하객과 함께하는 화려한 결혼식 대신 작고 조용한 결혼식을 선택하는 스타가 늘고 있다. 식을 아예 생략하거나, 결혼 사실조차 사후에 알리는 커플도 적지 않다.

이러한 신(新) 결혼 풍속도의 배경에는 가장 사적인 영역인 결혼만큼은 대중의 시선을 피하고 싶은 스타들의 마음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특급호텔·명품 드레스라는 획일화된 공식을 벗어나 개성을 챙기려는 심리, 기부 등으로 의미를 더하려는 마음이 보태지기도 한다.

배우 성유리는 최근 프로골퍼 안성현과 결혼한 후 하루 뒤 깜짝 뉴스를 전했다. 성유리는 지난 15일 직계 가족만 참석한 가정예배로 식을 올린 후 팬카페에 "(결혼식을) 조용하고 경건하게 보내고 싶어서 미리 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배우 윤진서가 제주도 집에서 투피스 드레스에 화관을 쓰고 일반인과 결혼했다.

톱스타 부부인 배우 김태희와 가수 비도 지난 1월 서울 가회동 성당에서 조용히 화촉을 밝혔다. 특히 김태희는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심플한 면사포에 미니 원피스를 입은 사진이 공개돼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같은 달 배우 류수영-박하선 부부도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등 '어려운 시국'을 이유로 들어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타 커플 원빈과 이나영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강원도 정선 밀밭에서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려 세간이 발칵 뒤집혔다. 예식 장소부터 테이블에 놓일 꽃 한 송이까지 직접 준비했다는 두 사람은 소수 가족과 친지만 초대해 식을 올린 뒤 소식을 전해 결혼까지도 '신비주의'를 고수했다.

2013년에는 성유리와 같은 핑클 출신인 가수 이효리가 제주도 별장의 넓은 정원에서 가족들과 지인만 참석한 가운데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조촐한 예식을 치렀다.

훨씬 거슬러 올라가면 2009년에는 최근 종영한 SBS TV '사임당'으로 오랜만에 방송에 복귀한 이영애가 재미교포 사업가와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한 뒤 법무법인을 통해 보도자료로 소식을 알려 대중이 깜짝 놀랐다.

아예 예식을 생략한 스타도 있다. 배우 박희순-박예진과 가수 조정치-정인 부부 등이다.

리쌍 개리는 심지어 지난달 최측근에게도 결혼 소식을 알리지 않고 일반인 여성과 언약식만 한 후 SNS로 소식을 전했다.

예식 비용 기부로 축복을 사회에 나누는 스타도 늘었다.

결혼식 없이 소아암 병동 기부를 택했던 배우 안재현-구혜선 부부에 이어, 성유리도 예식 비용 전액을 기부했다.

최근 작은 결혼식을 올린 배우가 소속된 한 기획사의 관계자는 21일 "연예계 비공개 스몰 웨딩이 확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부부가 그 순간만큼은 서로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며 "주목받는 게 일상인 스타들이 결혼식마저 공개하면 활동의 연장처럼 느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누가 어느 특급호텔에서, 어떤 드레스를 입고 결혼했는지가 화제가 됐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남과 같은 것을 싫어하는 스타의 특성상 일생일대의 결혼식을 개성 있게 하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여배우는 결혼 후 로맨틱코미디나 멜로 작품에 출연했을 때 시청자의 몰입감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대중이 자신의 결혼 여부를 헷갈려 할 정도로 조용히 결혼하는 사례도 있는 것 같다"는 분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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