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시문학회 사무국장 박민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하였다. 이는 곧 인간이란 정치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의미하는데, 이 정치에 있어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것이 바로 선거이다.

앞으로 5년간 5천만 명 이상이 탄 대한민국호를 순탄하게 항해시킬 선장(나라님·대통령)을 뽑는 제19대 대통령 선거(투표)일이 어느덧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국민들의 촛불집회와 맞불 태극기집회, 국회에서의 탄핵, 헌재에서의 탄핵 인용으로 현직 대통령 파면에 따라 조기에, 이른바 장미대선(사실은 아카시아 대선이 맞다)이 치러지는 것이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정치인들이 가진 권력을 합법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심판할 수 있지만, 유권자들은 자신의 한 표가 그 결과에 크게 기여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갖고 있어서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한 표는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한 표는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한 사람의 목숨을 바꾼 역사가 있다. 1645년 영국 의회에서는 단 한 표 차이로 왕정이 무너지고 농부 출신 혁명가 올리버 크롬웰이 전 영국을 통치하게 되었고, 1649년엔 영국왕 찰스 1세가 딱 한 표 때문에 단두대에 목을 내놓았다. 1875년 프랑스는 한 표 차로 왕정에서 공화국으로 바뀌었고, 1923년 아돌프 히틀러는 한 표차로 나치당을 장악했다. 

이렇듯 우리의 단 한 표는 역사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결과를 낳을 수 있고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자, 정치에 무관심한 자, 공동체 일에 무관심한 자, 그래서 다른 사람의 조종을 받는 자를 ‘이디어테스’라고 불렀고 결국 이 단어가 영어 단어 이디엇(idiot), 바보 혹은 얼간이의 어원이 되었다. 민주주의 발상이 된 고대 그리스에서도 당시 그 구성원의 권리행사와 참여가 그 공동체를 운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알고, 이를 강조했다.

사전투표제는 투표 당일인 5월 9일 투표가 불가능한 유권자가 별도의 부재자 신고 없이도 5월 4일과 5일, 이틀간 신분증만 제시하면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제도이다. 양일간 대선 사상 첫 사전투표에서 26%(1100만명 이상)가 넘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새정부, 새 대통령’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증명했고, 남은 3100만 명의 표심의 향배(向背)가 주목되고 있다.

이렇게 유권자가 전보다 더 편하게 투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만큼 투표권을 가진 국민은 누구든지 자신의 한 표를 소중히 생각하고 떳떳이 행사하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내일, 5·9대선에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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